반이민 강경파 위드컴이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리폼 UK의 이민 대변인 앤 위드컴이 다트무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처음엔 정치적 동기가 아니라고 봤지만, 닷새 만에 대테러 경찰이 수사에 합류했다.
현지시간 7월 9일 목요일 오전 11시 40분. 잉글랜드 남서부 다트무어 국립공원 인근의 한 자택.
78세 앤 위드컴이 심각한 외상을 입은 채 숨져 있었다. 영국 정계에서 손꼽히는 반이민 강경파였다.
전직 하원의원이자 한때 텔레비전 스타였던 인물이 자기 집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닷새 뒤, 이 사건에 대테러 경찰이 붙었다.
무슨 일인가
누가 숨졌나
앤 위드컴은 1987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이었다. 재임 중 각료급 직위와 예비내각(그림자 내각) 요직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정계를 떠난 뒤엔 텔레비전에서 얼굴을 알렸다. 인기 댄스 프로그램과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2019년 브렉시트당에 입당했고, 2023년부터는 극우 성향 정당 리폼 UK(Reform UK)의 이민·사법 분야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반이민 강경 노선을 대표하는 목소리였다.
언제, 어떻게 발견됐나
시신이 발견된 건 7월 9일 목요일 오전이다. 경찰은 공격 시점을 그 전날인 수요일 자정 이후로 추정한다.
어떻게 시간을 좁혔을까. 위드컴이 한 방송 프로듀서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그리고 자택 인근 보안카메라 영상이 근거가 됐다.
용의자는 누구인가
잉글랜드 남요크셔의 로더햄 지역에서 20대 남성이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신원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보안카메라에는 그가 긴 물체가 튀어나온 차량에 타는 모습이 찍혔다. 수사당국은 그가 로더햄의 한 주택과 연관돼 있다고 파악했다.
사건을 관할하는 데본앤콘월 경찰은 이렇게 밝혔다. “수사는 초기 단계지만 상당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 사건을 정치적 동기에 의한 범행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국면을 바꾼 닷새
여기까지가 초기 그림이었다. 그런데 7월 14일, 흐름이 달라졌다.
대테러 경찰이 수사에 가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내무장관 샤바나 마무드는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확인됐다. 용의자는 영국 정부의 테러 예방 프로그램인 프리벤트(Prevent)에 등록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동기가 공식적으로 결론 난 것은 아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위드컴의 죽음을 “엄청난 손실”이라며 애도했다.
이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이 왜 영국 사회를 술렁이게 하는지 이해하려면, 최근 10년의 기억을 되짚어야 한다.
반복돼 온 정치인 피습
영국에서 현직·전직 의원을 겨냥한 폭력은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노동당 소속 조 콕스 의원이 총격과 흉기 공격으로 숨졌다. 가해자는 네오나치 성향 인물이었다. 2021년엔 보수당 소속 데이비드 아메스 의원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이번엔 극단주의 조직 ISIS에 영감을 받은 인물의 소행이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영국 정치인들은 지난 10년 사이 거리에서 그리고 지역구에서 목숨을 잃어 왔다. 위드컴의 죽음은 이 계보 위에 다시 올려졌다.
이해관계 구도
위드컴은 단순한 은퇴 정치인이 아니었다. 반이민 강경 노선을 상징하는 얼굴이었다.
그가 몸담은 리폼 UK는 이민 문제를 최전선에 내건 정당이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동기가 공식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곧바로 정치적 무게를 띠었다. 영국의 극단주의와 온라인 폭력적 언사를 둘러싼 오래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왜 지금 다시 주목받나
사건 발생 닷새 만인 7월 14일이 분기점이었다.
대테러 경찰이 개입하고 내무장관이 직접 “새 정보”를 꺼냈다. 초기의 “정치적 동기 아님” 판단과는 다른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물론 공식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Q&A로 짚어보기
Q1. 위드컴은 왜 유명한 인물인가요?
두 가지 얼굴이 있었다. 하나는 20년 넘게 의정 활동을 한 보수당 중진 정치인, 다른 하나는 은퇴 후 예능에 출연한 방송인이다.
정치와 대중문화 양쪽에서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라, 그의 죽음은 영국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Q2. 정치적 암살로 봐야 하나요?
아직은 아니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현재까지 정치적 동기로 단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용의자가 테러 예방 프로그램에 등록된 이력도 없다. 다만 대테러 경찰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뀌고 있다.
Q3. 그런데 왜 대테러 경찰이 나섰나요?
내무장관이 “새로운 정보”가 드러났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분명한 건 초기 판단과 결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 정보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건의 성격 규정이 달라질 수 있다.
Q4. 용의자에 대해 알려진 건 무엇인가요?
남요크셔 로더햄에서 체포된 20대 남성이라는 점, 로더햄의 한 주택과 연관돼 있다는 점 정도다.
보안카메라에 긴 물체가 튀어나온 차량에 타는 모습이 찍혔다. 신원은 아직 공식 공개되지 않았다.
양측의 시각
이 사안은 진보 대 보수의 대립이 아니다. “정치 폭력을 강하게 경계하자”는 목소리와, “아직 동기를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맞물려 있다.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
전 보수당 대표 이언 던컨 스미스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극도로 폭력적인 온라인 언사에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내무장관 샤바나 마무드도 같은 방향에 섰다. 그는 정치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 특히 “알고리즘 소셜미디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콕스와 데이비드 아메스 사례를 다시 환기하면서다. “정치는 소명이지만, 위험한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16년 피살된 조 콕스 의원의 남편 브렌던 콕스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X(옛 트위터)에 하원의원 보안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사실관계
반면 성급한 단정을 경계하는 사실도 뚜렷하다.
사건을 수사하는 데본앤콘월 경찰은 현재까지 이 사건을 정치적 동기의 범행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용의자가 테러 예방 프로그램(프리벤트)에 등록된 적이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정치적 폭력이라 결론짓기엔 아직 이르다는 뜻이다. 대테러 경찰이 합류했다는 사실이 곧 정치적 동기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망: 왜 중요한가
당장의 관전 포인트는 마무드 내무장관이 언급한 “새로운 정보”의 정체다. 이 정보가 공개되는 순간, 사건의 성격 규정이 갈릴 수 있다.
대테러 경찰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초기의 “정치적 동기 아님” 판단이 유지될지, 아니면 뒤집힐지가 관건이다.
더 큰 질문은 영국 정치의 안전이다. 조 콕스, 데이비드 아메스에 이어 또 한 명의 정치인이 목숨을 잃으면서, 정치인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다시 무겁게 떠올랐다.
온라인 폭력적 언사에 대한 규제 논쟁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다만 그 모든 논의의 전제는 하나다. 이 죽음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수사 결과가 먼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