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동탄 아파트 노린 위장전입 58명

정부가 동탄2신도시 부정청약 58명을 적발했다. 노모를 위장 전입시켜 특별공급을 타내고, 법인 거래로 서울 아파트값을 부풀린 수법이 드러났다.

#부동산 정책#부정청약#동탄2신도시

부산에 홀로 사는 노모가 있었다. 어느 날 그 노모의 주소가 경기도로 옮겨졌다. 아들과 한집에서 함께 사는 것처럼 서류가 꾸며졌다.

정작 두 사람이 같이 산 적은 없었다.

그렇게 만든 ‘봉양’은 아파트 한 채로 돌아올 뻔했다.

무슨 일인가

청사에 모인 13개 기관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국무조정실 산하 부동산감독추진단이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었다.

자리에는 기획재정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가 앉았다. 인사혁신처와 대검찰청, 국세청, 경찰청도 함께였다. 서울시와 경기도, 금융감독원, 한국부동산원까지 더해졌다.

부동산 정책과 얽힌 기관 열세 곳이 한자리에 모여 조사와 수사 상황을 공유했다. 범정부 공조의 성격을 드러낸 회의였다.

노모를 옮긴 사람들

경기도의 조사 결과가 먼저 나왔다. 화성 동탄2신도시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58명을 적발했다는 것이다.

수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허위 전입신고로 거주 요건을 맞추는 방식. 다른 하나는 노부모를 모시는 것처럼 꾸며 특별공급 자격을 얻는 방식이었다.

당첨자 A의 사례가 첫 번째에 해당한다. A는 전남에 있는 회사 사택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동탄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경기도로 주소를 위장 전입했다가 걸렸다.

당첨자 B가 두 번째다. B는 부산에 따로 사는 노모를 자신의 경기도 집으로 전입시켰다. 함께 살며 봉양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이다. 노부모 부양자를 위한 특별공급에 당첨됐다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4명은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3명은 수사를 받고 있다.

15억 아파트를 18억으로

경찰청이 들여다본 사건은 결이 조금 다르다.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인물 C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C는 한 법인의 사내이사다. 그는 15억1000만원에 사들였던 서울의 한 아파트를 2023년 11월 자신이 속한 법인에 16억5000만원에 판 것처럼 거래 신고를 했다.

그러나 실제 소유권 이전은 없었다. 정식 계약서도 쓰이지 않았다. C는 법인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의 돈을 받았지만, 며칠 만에 그 돈을 도로 법인에 돌려줬다.

2024년 8월 C는 법인과의 계약을 해제했다. 그러면서 해제 사실은 신고하지 않은 채 공인중개사를 통해 진짜 매수자를 따로 찾았다.

그 결과 이 아파트는 제3자에게 18억원에 팔렸다. 경찰은 C와 법인 사이의 애초 거래 신고 자체가 시세를 부풀리기 위한 허위 신고였다고 봤다.

”끝까지 추적하겠다”

추진단장인 김용수 국무2차장이 회의에서 입장을 밝혔다.

“부정 청약, 집값 띄우기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다.”

그는 관계 기관들에 당부도 얹었다. “서로 긴밀히 협력해 철저히 조사하고 끝까지 추적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달라”고 했다.

Q&A로 짚어보기

Q1. 주소만 옮기는 게 왜 범죄인가요?

청약에는 자격 조건이 붙는다. 특정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권을 주거나, 노부모를 모시는 사람에게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하는 식이다.

실제로 그 지역에 살지 않으면서 주소만 옮겨두면, 조건을 갖춘 다른 실수요자의 자리를 가로채는 셈이 된다. 그래서 허위 전입은 주택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Q2. ‘가격 띄우기’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핵심은 팔지도 않은 거래를 판 것처럼 신고하는 데 있다. 높은 값에 팔린 것처럼 신고가 올라가면, 그 가격이 시세인 것처럼 시장에 노출된다.

C의 경우 법인과 짜고 16억5000만원짜리 거래를 꾸민 뒤, 돈을 주고받았다가 되돌리는 방식을 썼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부풀려진 신고가는 결국 18억원 매매의 발판이 됐다.

Q3. 적발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부정청약이 확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여기에 더해 분양 계약이 취소되고, 계약금이 몰수되며, 청약 자격도 제한된다. 어렵게 당첨된 아파트를 잃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청약 기회까지 막히는 셈이다.

Q4. 왜 열세 개 기관이 함께 나섰나요?

부동산 불법행위는 한 기관의 손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청약은 국토부와 지자체, 거래 신고는 경찰과 지자체, 자금 흐름은 국세청과 금융당국이 각각 들여다본다.

정부는 이들을 협의체로 묶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러 부처가 조사와 수사를 나눠 맡되 결과를 한곳에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양측의 시각

단속 강화론

정부는 이번 적발을 시장 교란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본다. 김용수 국무2차장의 발언이 그 입장을 압축한다. 부정청약과 집값 띄우기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는 것이다.

근거는 공조 체계 자체다. 열세 개 기관을 한 협의체로 묶어 조사와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강조한다. 흩어져 있던 감시망을 하나로 모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신호다.

이번에 드러난 58명 적발과 4명 송치도 그 성과의 일부로 제시된다.

실효성 의문론

반면 처벌의 무게를 두고는 신중론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적발과 처벌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근거는 이번에 공개된 숫자다. 부정청약이 확정돼도 벌금 상한은 3000만원이다. 그런데 걸린 이익은 그보다 훨씬 크다. C의 사례만 봐도 아파트값이 15억1000만원에서 18억원으로 뛰었다.

수억 원대 이익이 걸린 판에 벌금 상한이 3000만원이라면 억지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이는 처벌 수위를 둘러싼 문제 제기일 뿐, 이번 단속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은 아니다.

전망: 왜 중요한가

이번 발표는 특정 정파를 겨눈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부동산 불법행위 단속 실적을 공개한 자리였다.

핵심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청약 자격을 조작하는 부정청약, 다른 하나는 거래 신고를 조작하는 가격 띄우기다. 실수요자의 기회와 시장 가격, 두 지점을 동시에 건드린 셈이다.

앞으로 지켜볼 대목은 분명하다. 검찰에 송치된 4명과 수사 중인 인물들이 실제로 어떤 처벌을 받는지다. 그리고 이번 단속이 일회성 발표에 그칠지, 아니면 열세 개 기관의 공조가 지속되는 체계로 자리 잡을지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2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조선일보 부동산감독추진단 "동탄 아파트 부정 청약 의심 58건 적발… 끝까지 추적"
  2. 동아일보 주소 옮기고 노부모 부양하는 척…동탄2신도시 부정청약 4명 檢송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