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메인 ICE 총격에 정부 설명이 자꾸 뒤집힌다

메인주 비데퍼드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콜롬비아 국적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국토안보부는 '차량 위협'을 이유로 들었지만, 상원의원과 목격자들의 증언은 정부 설명과 어긋난다.

#트럼프 행정부#이민 정책#미국 정치

월요일 이른 아침, 메인주 비데퍼드의 한 주택가. 총성이 네 발 울렸다.

이웃 주민 메리 헤이스는 잊지 못할 장면을 봤다. “아내가 남편의 시신을 보며 무릎을 꿇는 걸 지켜봤어요. 분홍색 책가방을 멘 어린 딸이 우는 것도 봤고요. 그 아이는 다시는 아빠를 볼 수 없겠죠.

몇 시간 뒤 밝혀졌다. 그 남편은 콜롬비아 국적자였다.

무슨 일인가

감시 중 벌어진 총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7월 13일(월) 오전 7시(미 동부시간)쯤 한 주소를 감시하고 있었다. “강제추방 명령이 확정된 사람”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 집에서 차량 한 대가 나왔다. ICE는 이 차량을 세우려 했다.

ICE의 설명은 이렇다. “차량이 현장에서 도주를 시도했고, 공공 안전이 우려돼 요원이 총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다만 요원이 구체적으로 왜 위협을 느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숨진 사람은 합법 취업자였다

숨진 사람은 26세 콜롬비아 국적 남성이다. 그는 미국 내 합법 취업 자격을 갖고 있었다고 메인 이민자권리연합이 밝혔다.

콜롬비아 대사관도 곧바로 움직였다. 사망을 확인하고 국토안보부(DHS)에 “경위에 대한 설명과 해명”을 요청했다.

지역사회의 반발은 빨랐다. 사건 직후 비데퍼드 현지에서 수십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ICE 예산 지원에 찬성표를 던졌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메인) 사무실 앞에서도 항의가 이어졌다.

이 사건의 배경

ICE와 트럼프 2기 이민 단속

ICE는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이다. 불법 체류자 단속과 강제추방을 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대규모 이민 단속을 국경 안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워 왔다. 그 과정에서 단속 현장의 물리적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죽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최근 여러 주에서 단속 관련 사망이 이어졌다.

지난 7일에는 텍사스 휴스턴 인근에서 52세 멕시코 국적 남성이 ICE 요원의 총에 숨졌다. 앞서 미네소타 등에서도 사망 사건이 있었다. 이번 메인주 사건은 “일주일 새 두 번째 치명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왜 정부 설명이 의심받나

정부의 설명이 되풀이해서 뒤집혔기 때문이다. 여러 사건에서 초기 발표가 나중에 바뀌었다.

메인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처음에 숨진 사람이 체포영장 대상이라고 했다가, 몇 시간 뒤 아니라고 정정했다. 이런 번복이 쌓이면서 정부 발표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Q&A로 짚어보기

Q1. 정부와 목격자의 설명은 어떻게 다른가요?

메인주 검찰총장 에런 프레이(민주당)는 신중하게 표현했다. “초기 진술에 따르면 대상자가 차량으로 요원 방향으로 도주를 시도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목격자의 증언은 결이 다르다. 루커스 스콧은 요원들이 흰색 세단을 둘러싸고 소리치는 걸 봤다고 했다. 이어 최소 네 발의 총성을 들었다.

양쪽 모두 “차량”이 발단이었다는 점은 같다. 다만 실제로 위협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Q2. 국토안보부의 설명이 왜 신뢰를 잃었나요?

앵거스 킹 상원의원(무소속·메인)의 증언이 핵심이다. 그는 국토안보부 장관 마크웨인 멀린으로부터 처음엔 “숨진 사람이 이민 단속 체포영장 대상자”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말이 바뀌었다. 멀린이 다시 전화해 “사실은 영장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는 것이다. 킹 의원은 멀린이 남성이 차량을 “무기화(weaponized)“해 요원에게 몰았다고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Q3. 요원들은 왜 바디캠을 착용하지 않았나요?

킹 의원에 따르면 현장 요원들은 바디카메라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 점이 수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는 공권력 사용이 실제로 필요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봤다. 수사가 투명하고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Q4. ‘일주일 새 두 번째’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지난 7일 텍사스에서 있었던 사건을 가리킨다. 휴스턴 인근에서 ICE 요원이 52세 멕시코 국적 남성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그는 건설 현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연방 당국은 뒤늦게 그가 단속 대상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요원 차량을 향해 돌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Q5. 메인주에서 처음 있는 논란인가요?

아니다. 연방정부는 지난 1월에도 메인주에서 ‘오퍼레이션 캐치 오브 더 데이’라는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요원들의 과잉 대응을 이유로 소송을 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전임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 재임 때에는 미네소타 등에서 시민권자 시위자 알렉스 프레티와 르네 굿이 요원의 총에 숨진 바 있다.

양측의 시각

보수·우파의 시각

국토안보부와 ICE는 정당한 발포였다는 입장이다. 요원이 “공공 안전을 우려해” 총을 쐈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 장관 마크웨인 멀린도 같은 논리를 폈다. 남성이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에게 몰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화당 안에서도 결이 갈린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ICE 예산 지원에 찬성해 온 인물이다. 그런데도 이번 사건에는 “완전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며, 국토안보부 감사관실의 조사 착수를 확인했다. 정부 입장을 무조건 옹호하기보다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태도다.

진보·좌파의 시각

앵거스 킹 상원의원은 정부 발표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장관의 설명이 몇 시간 만에 뒤바뀐 점을 문제 삼았다.

메인주 검찰총장 에런 프레이(민주당)도 신중했다. 초기 진술을 조심스럽게 표현하며 정부의 일방적 결론에 선을 그었다.

바깥의 목소리도 컸다. 목격자들은 정부 설명과 다른 장면을 증언했고, 콜롬비아 대사관은 해명을 공식 요청했다. 메인 이민자권리연합은 숨진 남성을 “우리 공동체의 이웃이자 한 인간”이라 표현하며 애도했다.

전망: 왜 중요한가

첫 단추는 수사다. 국토안보부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가 이번 사건의 실제 경위를 가릴 것이다.

바디카메라 문제도 남는다. 요원들이 카메라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은 수사 신뢰성과 정책 논쟁에 두고두고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교와 정치도 얽혀 있다. 콜롬비아 정부가 어떤 후속 조치를 요구할지, ICE 예산에 찬성해 온 콜린스 의원 등 공화당 내부에서 어떤 파장이 일지가 변수다. 미네소타·텍사스에 이어 메인주까지 이어진 사망 사건들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이민 정책에 제동을 걸지 지켜볼 일이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3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국제정세 기사는 해외 언론만 참고합니다.

  1. BBC World Colombian national killed by ICE agent during operation in Maine
  2. NPR US Man shot to death by ICE agent in southern Maine
  3. Al Jazeera ICE officer kills motorist in Maine; the second fatality in a 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