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나흘, 걸프 전역이 전장으로
미국과 이란이 세 번째 주말 연속으로 공습을 주고받으며 전선이 요르단·바레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로 번졌다. 예멘 후티 반군까지 가세를 위협하는 가운데, 유엔은 '전면전으로의 회귀'를 경고했다.
월요일 아침, 미 해군 5함대의 모항인 바레인에 미사일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같은 시각 쿠웨이트군은 “적대적 공격”을 요격 중이라고 발표했다.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우리가 어젯밤 그들을 흠씬 두들겨 팼다”고 말하고 있었다.
봉쇄를 선언한 지 나흘. 전선은 이미 해협 너머로 번지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정전 합의가 무너졌다
미국과 이란이 3주 연속 주말마다 공습을 주고받았다. 6월 정전 합의는 사실상 무너졌다.
방아쇠는 지난 11일(토)이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해 무력화했다. 그러곤 해협의 전면 봉쇄를 선언했다. 미군은 곧바로 이란 내 여러 지점을 타격했다.
전선이 걸프 전역으로 번지다
12일(일), 충돌은 이란 국경을 넘어섰다. 이란이 요르단·카타르·쿠웨이트·오만을 공격했고, 아랍에미리트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군의 보복도 이어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저녁 다시 이란을 타격해 오후 10시 30분(미 동부시간)까지 작전을 마쳤다고 밝혔다.
사흘째 이어진 보복의 연쇄
13일(월)에도 공방은 멈추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요르단·바레인·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다시 응수했다. 오후 4시 45분(미 동부시간) 이란 남부 해안의 반다르아바스·키시섬·게슘섬·부셰르 일대를 재차 타격했다.
민간 피해도 나왔다. 오만 해역을 지나던 아랍에미리트 유조선이 이란의 순항미사일에 맞았다. 이 공격으로 인도 국적 선원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 사건의 배경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급소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물길 중 하나다.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잇는 좁은 통로다.
이곳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난다. 통항이 막히면 국제 유가와 해운 물류가 곧바로 흔들린다. 이란이 해협 봉쇄를 무기로 꺼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과 걸프 우방의 구도
미국은 이 지역에 깊이 발을 담그고 있다. 바레인에는 미 해군 5함대의 모항이 있다.
요르단·쿠웨이트 등 걸프 우방국에도 미군이 주둔한다. 그래서 이란은 미국을 직접 치는 대신 이들 우방국 기지를 노렸다. 미국의 개입 비용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왜 지금 다시 불붙었나
지난달 정전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달 10일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다시 선언했다. 다음 날 이란이 상선을 공격하며 해협 봉쇄로 맞받았다. 이후 양측의 보복 공습이 사흘 연속 이어졌다. 이란 측은 이 충돌을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침략의 연장”으로 규정한다.
Q&A로 짚어보기
Q1. 왜 다시 전면 충돌로 번졌나요?
지난달 정전 합의가 깨졌기 때문이다. 이달 10일 미국이 해상 봉쇄를 다시 선언한 것이 발단이다.
다음 날 이란이 상선을 공격하며 해협을 봉쇄했다. 이후 보복 공습이 사흘 연속 이어졌다.
Q2. 호르무즈 해협은 실제로 막힌 건가요?
주장이 엇갈린다. 이란이 새로 만든 ‘페르시아만 해협청’은 “미군 때문에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은 반박한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협은 여전히 국제 항로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해협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Q3. 공격이 걸프 국가들로까지 번진 이유는요?
이란의 보복 대상이 미군 주둔국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맞서 요르단·바레인·쿠웨이트 등 걸프 우방국을 타격했다.
피해도 실제로 나왔다. 바레인에는 미사일 경보가 울렸다. 쿠웨이트는 국경 초소와 해상 시추시설이 피격됐다고 밝혔다.
Q4. 예멘 후티 반군은 이 전쟁과 무슨 관계인가요?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발단은 예멘 정부군의 공항 타격이었다.
정부군이 이란 항공사 마한항공 여객기의 착륙을 막으려 사나 국제공항 활주로를 타격했다. 그러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즉각 반발했다.
후티의 위협은 구체적이었다. 군사대변인 야히야 사레는 이를 “명백한 침략”이라 규정하며 사우디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을 타격하겠다고 했다. 정치국원 무함마드 알파라는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호르무즈처럼 봉쇄될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사우디와의 동맹을 강조하며 이란의 “침략”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Q5. 국제사회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걸프 지역의 심각한 확전과 군사적 재충돌에 깊이 우려한다”며 “이 모든 공격은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중재 시도도 나온다. 파키스탄 외교차관 이스하크 다르는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에게 “대화와 외교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전했다.
양측의 시각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시각
트럼프 행정부와 미 중부사령부는 타격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이번 공격이 “민간 선박과 상선을 자유롭게 공격하려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서 “완벽한 합의”에 동의해 놓고 한 시간 만에 상선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 역시 사우디와의 전략적 동맹을 앞세워 이란과 후티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확전을 우려하는 시각
유엔은 경고음을 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면적 적대 행위로의 회귀는 재앙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양측에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이란은 책임을 미국 쪽으로 돌린다. 외교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유엔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표현에 반발했다. 그는 “이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일방적 침략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등 역내 중재국들도 군사적 대응보다 외교적 해법을 촉구한다.
전망: 왜 중요한가
최대 변수는 해협의 통항 여부다. 호르무즈가 실제로 막히는지 여부가 국제 유가와 해운 물류를 곧바로 좌우한다.
전선이 더 넓어질지도 관건이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나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손을 뻗을지, 바레인·쿠웨이트가 추가 표적이 될지가 걸려 있다.
결국 갈림길은 하나다. 파키스탄·오만 등의 중재가 정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유엔이 경고한 “전면전”으로 치달을지. 이것이 이번 주 최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