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 물러난 정청래가 왜 다시 나왔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 19일 만에 당대표 연임에 도전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자기 정치'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 하지만, 당내에서는 교체론도 만만치 않다.
7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꼭 19일 만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이크 앞에 섰다.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믿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다.” 담담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발표가 끝나기도 전에, 당 안팎에서는 “또 정청래인가”라는 물음표가 떠돌았다.
무슨 일인가
19일 만의 재도전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8월 17일 열리는 전당대회 당대표 자리를 노린다. 장소는 국회 소통관이었다.
시점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24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배경이었다. 그로부터 19일 만의 컴백이다.
출마의 변은 이렇다. “당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저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지킬 테니, 당원들께서는 저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완성된 5파전
이날 그의 출마로 대진표가 채워졌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까지 더한 5파전이다.
변수도 남았다. 후보 등록은 16일 시작된다. 그런데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선호투표제란 1위 표만 세지 않고 후보 선호 순위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Q&A로 짚어보기
Q1. 정청래 전 대표는 왜 다시 도전하나?
개혁 완수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는 “다시 한번 더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구체적 공약도 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100%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 수사 이후 검찰이 보완적으로 다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2028년 총선을 겨냥해 “호남은 개혁 공천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Q2. ‘자기 정치’ 비판은 왜 나오나?
장기 포석을 의심하는 시선 때문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으로 세력을 넓혀 2030년 대선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여기서 말을 아꼈다. “대선 출마 기회가 와도 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말씀드린 대로 이해해주시면 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Q3. 선호투표제 갈등은 왜 문제가 되나?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두고도 도입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정 전 대표는 “당헌·당규 문제가 해소되면 어떤 결정을 하든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Q4. 경쟁자들은 정 전 대표를 어떻게 공격하나?
날이 서 있다. 김민석 전 총리는 “당 대표를 교체하지 못하면 당이 흔들리고, 대통령도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더 직설적이었다. “정청래 얼굴로 총선 이길 것 같나”라며 “저런 얼굴로 민주당을 끌고 가면 우리 딸과 아들도 안 찍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양측의 시각
찬성 측 (정청래 재도전 명분)
정 전 대표는 ‘자기 정치’ 비판을 정면으로 받았다. “민주당에 입당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쟁자를 겨눈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전 총리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했던 이력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그는 사심 없는 개혁을 명분으로 세웠다. “당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대선 승리의 기획자가 되겠다”고 했다. 우군도 붙었다. 가까운 최민희 의원,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의원이 잇따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반대 측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김민석 전 총리는 ‘덧셈 정치’로 차별화한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 합리적 중도, 합리적 보수를 모두 끌어안겠다”고 했다. “제가 대통령의 확실한 파트너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갈등의 책임을 겨눴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서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다투는 이른바 ‘명청대전’을 문제 삼았다. “정 전 대표가 억울하다며 명청대전이 없다고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망: 왜 중요한가
이번 전당대회는 여당의 방향을 가른다. 이재명 정부 집권 후반기의 노선과 리더십을 결정짓는 분수령이다.
첫 변수는 선호투표제다. 도입 여부가 언제,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경선 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후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정청래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 약속을 실제로 지킬지가 하나다. 새 지도부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쟁점 법안과 2028년 총선 공천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가 다른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