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3% 성장 외쳤지만 전망은 1.5%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잠재성장률 3%, 무역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하반기 목표로 제시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근거이지만, 정작 잠재성장률 자체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14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장. 이재명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다. “올해가 도약의 원년으로 기억되게 힘을 모아달라.”
그가 내건 목표는 세 개의 숫자였다. 잠재성장률 3%, 세계 무역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이른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회의장 밖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전망 때문이다.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 1.5%를 밑돌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무슨 일인가
세 개의 목표를 내걸다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하반기 경제 목표를 제시했다. 잠재성장률 3%, 세계 무역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다.
근거는 수출이었다. 상반기 수출이 5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반도체를 뺀 품목 수출도 전년보다 16% 늘었다. 그래서 “세계 무역 4강 진입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방법론도 제시했다.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로 짜인 ‘3대 메가프로젝트’다. 이를 조기에 현실화하기 위해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이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가와 부동산도 언급했다
같은 자리에서 물가 문제도 짚었다. 특히 유통구조를 겨냥했다. 농산물은 생산지 가격이 낮은데 소비자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정부 역할 확대를 들었다. 유통을 농협 등 민간에만 맡기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가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필요하면 투자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도 언급했다. “집값을 잡으려는 게 아니라 조세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거주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추가 보유 부담을 지우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개혁 후퇴’ 지적에는 방법론으로 답했다. “요란하게 하면 멋있을지 몰라도 저항만 커지고 성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절차와 설득을 강조했다.
Q&A로 짚어보기
Q1. ‘잠재성장률 3%‘는 왜 목표로 제시됐나요?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낼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그런데 한국의 수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85%, 올해 1.66%, 그리고 OECD는 내년 1.52%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이 대통령은 이 흐름을 뒤집겠다고 했다. 초격차·초혁신 성장동력을 키워 3%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Q2. ‘무역 4강’과 ‘국민소득 5만 달러’는 어느 정도 목표인가요?
근거는 다시 수출이다. 상반기 수출이 5000억 달러에 육박했고, 반도체를 뺀 수출도 전년 대비 16% 늘었다. 그래서 “무역 4강 진입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소득 5만 달러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보다 크게 높은 중장기 목표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과 성장동력 확충을 근거로 들었다.
Q3. 유통구조 개혁 발언은 왜 나왔나요?
석유제품 물가 대책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물가가 제일 비싼 축에 속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산물을 짚었다. 생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유통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Q4. 초고가 주택 세제 정상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현행 주택 세제가 각종 공제로 “너무 많이 변형돼 조세의 기본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실거주 1주택자라도 100억 원대 초고가 주택에는 추가 보유세를 지우는 방향에 무게를 실었다.
목적은 분명히 했다. “집값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조세 형평성을 되찾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Q5. 반도체로 걷힐 추가 세수는 어디에 쓰이나요?
하루 전인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밝혔다. 반도체 대호황으로 예상되는 전례 없는 추가 세수가 재원이다.
이 돈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새로 만든다. 미래·청년·지방·교육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에도 전폭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시각
보수·우파의 시각
대통령의 낙관적 목표와 나란히 반대 근거도 제기된다. OECD가 내년 4분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 1.5%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는 사실이다.
숫자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지난해 1.85%, 올해 1.66%, 내년 1.52%. 이렇게 계속 낮아지는데 “잠재성장률 3%” 목표는 현재의 구조적 하락 흐름과 배치된다는 문제의식이다.
다른 대목에 방점을 찍는 시각도 있다. “3대 메가프로젝트 조기 현실화를 위해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이 한몸처럼 뛰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목표는 저절로 오지 않고 전방위 속도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좌파의 시각
목표에 힘을 싣는 시각도 있다. 상반기 수출이 5000억 달러에 육박하고 반도체 외 수출도 16%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올해 실질성장률이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재분배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와 ‘미래대응기금’ 구상을 함께 조명했다. 성장의 과실을 구조적 문제 해소와 재분배로 연결하려는 기조에 눈길을 준 것이다.
두 시각의 초점은 비슷하다. 목표 수치의 실현 가능성보다, 성장과 분배를 함께 잡겠다는 정책 방향에 무게를 뒀다.
전망: 왜 중요한가
세 개의 숫자는 하반기 정부 경제정책의 성적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당장 세제 논의가 이어진다. 15일 금융위원회, 16일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연다. 초고가 주택 과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유통구조 개혁이 실제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가장 큰 관건은 방향성이다. OECD가 내다보는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정부가 반도체·AI 투자로 실제 뒤집을 수 있느냐다.
우려도 있다. 반도체 한 산업에 크게 기댄 낙관론이라는 지적이다. 그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 등으로 재투자해 성장동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가 하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