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될 때까지 판다는 감사원의 문 통계조작 재조사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감사를 다시 들여다보던 TF의 활동 기한을 무기한으로 늘렸다. 두 번의 조사에도 문제를 못 찾은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검찰까지 같은 사건 기록을 확보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감사원#검찰

7월9일, 감사원 내부망에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감사를 다시 들여다보던 조사팀의 활동 기한을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원래 이달 말까지였던 기한이 “업무 종료 시까지”로 고쳐졌다.

끝나는 날짜가 사라진 것이다.

두 번을 뒤졌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자, 이번엔 기한 자체를 지웠다.

무슨 일인가

끝을 지운 조사

문제의 조직은 감사원 안에 있는 ‘국조특위 후속조치 TF’다. 이 팀이 하는 일은 조금 특이하다. 감사를 하는 게 아니라, 이미 끝난 감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되짚는다. 감사를 감사하는 셈이다.

대상은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감사다.

피감기관을 감사할 때도 기한을 정해두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처럼 기한을 아예 열어둔 조사는 이례적이다.

두 번 뒤졌지만

이 사안의 뿌리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5년 4월,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5년 임기 대부분에 걸쳐 주택·소득·고용 통계를 조작하고 왜곡했다는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문 정부 고위 인사들과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반발했다. 감사원 감사관들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조사해 “가짜 감사보고서”를 만들어냈다는 주장이었다.

정권이 바뀌자 조사가 시작됐다. 2025년 9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감사원은 40여 명 규모의 ‘운영쇄신TF’를 꾸렸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감사 7건을 살폈고, 통계조작 감사도 그 안에 있었다.

전수조사였다. 증거서류 2만3677쪽, 녹음파일 1000여 분, 문답조사 녹화영상 5100여 분을 훑었다. 그런데 통계조작 감사에서는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이 TF는 약 두 달 만에 조사를 접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올해 4월28일, 민주당이 국정조사에서 강압조사가 있었다는 주장을 다시 꺼냈다. 감사원은 바로 그날 30명 규모의 새 TF를 꾸려 통계조작 감사팀만 집중적으로 다시 파기 시작했다. 애초 3개월, 그러니까 이달 말까지가 시한이었다. 결과를 내지 못한 채 이번에 무기한으로 늘어난 것이 바로 이 TF다.

감사원 안에서 나온 말

정작 감사원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권에서는 통계조작 감사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결과를 원할 텐데, 조사 결과가 이에 못 미치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한 내부 인사는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를 거듭하는 인디언 기우제식 조사”라고 꼬집었다.

절차 문제도 불거졌다. 공공감사법상 기관 내부를 감찰하려면 정규 감찰부서인 감찰담당관실이 TF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번 TF에는 이들이 빠져 있어 활동 자체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감사원 안에서 나왔다.

감사원은 이를 반박했다. “주택 통계 분야뿐 아니라 소득·고용 통계 분야를 포함한 통계 감사 전반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TF 활동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확인했고, 관련 내용을 정리해 최대한 신속하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절차 논란에는 “감찰 부서 인원을 다수 TF에 포함시키는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TF를 운영 중”이라고 맞섰다.

검찰도 같은 사건을 들췄다

감사원만 움직인 게 아니다.

검찰의 수사권 남용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 산하 진상조사단이, 최근 대전지검에서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이 고른 조사 대상은 7개 사건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위례신도시, 서해 공무원 피격, 통계조작, 그리고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이다. 이 가운데 통계조작 사건 기록을 가장 먼저 손에 넣었다.

서울중앙지검도 대장동, 위례신도시,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김용 전 부원장 사건 등 5건의 기록을 넘기기로 했다. 다만 분량이 방대해 어떻게 전달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엔 법적 근거 논란이 따라붙는다. 진상조사단 운영에 관한 ‘대검찰청 내부지침’에는 필요할 경우 수사·공판기록과 관계서류를 수집·확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사건기록 열람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실제로 검찰미래위가 대검을 통해 김용 전 부원장의 재판기록을 열람하겠다고 대법원에 다시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8일 이를 불허했다. 검찰미래위는 지난달 10일 발족한 조직이다.

Q&A로 짚어보기

Q1. ‘통계조작 의혹’이 뭔가요?

2025년 4월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보고서에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 대부분에 걸쳐 주택·소득·고용 통계를 조작하고 왜곡했다는 내용이다.

Q2. 감사원이 왜 자기가 한 감사를 다시 조사하나요?

문 정부 인사들과 민주당이 그 감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감사관들이 공무원들을 강압적으로 조사해 결론을 짜맞췄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감사원은 이 주장을 검증하겠다며 조사에 나섰다.

Q3. 두 번이나 조사했다는데 결과가 있었나요?

없었다. 지난해 40여 명이 매달린 ‘운영쇄신TF’는 증거서류 2만여 쪽과 녹화·녹음을 전수조사하고도 통계조작 감사에서 문제점을 찾지 못한 채 두 달 만에 종료했다. 올해 새로 꾸린 TF도 아직 결과를 내지 못했다.

Q4. TF가 위법이라는 지적은 왜 나오나요?

기관 내부를 감찰하려면 정규 감찰부서가 참여해야 하는데, 이번 TF에서는 그 부서가 빠졌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감찰 부서 인원을 다수 포함시켜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한다.

Q5. 검찰미래위는 감사원과 무슨 관계인가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감사원은 행정부의 감사기구, 검찰미래위는 검찰이 만든 별개 조직이다. 다만 두 곳이 같은 ‘통계조작’ 사안을 동시에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 겹친다.

양측의 시각

보수·우파의 시각

보수 진영은 이번 조치를 ‘결론을 정해놓은 재조사’로 본다. 감사원 안에서조차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를 반복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절차 문제도 짚는다. 정규 감찰부서를 TF에서 배제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두 번의 조사로도 문제가 안 나오자 기한까지 없앤 흐름을, 정권 교체 뒤 기존 감사 결과(문 정부 통계조작 확인)를 뒤집으려는 시도로 읽는다.

검찰미래위의 기록 확보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한다. 사건기록 열람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데도 조사를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진보·좌파의 시각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애초 통계조작 감사 자체가 정치적으로 왜곡된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감사관들이 국토부와 부동산원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조사해 “가짜 감사보고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감사를 다시 검증하는 일은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이 된다. 검찰미래위가 통계조작 사건 기록까지 확보하고 나선 것도, 과거 수사와 감사의 정당성을 처음부터 따져보겠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감사원은 정치적 의도를 부인한다. 여러 통계 분야에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려는 것일 뿐이며, 감찰부서를 포함하는 등 절차도 지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망: 왜 중요한가

첫 관건은 감사원이 실제로 무엇을 내놓느냐다. 감사원은 “일부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신속히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가 기존 감사를 어디까지 뒤집는지, 아니면 절차 지적에 그치는지가 이 사안의 무게를 가른다.

두 번째는 절차 논란이다. 감찰부서 배제를 둘러싼 위법 시비가 정리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정당성을 놓고 다시 공방이 붙을 수 있다.

검찰 쪽도 지켜볼 지점이다. 진상조사단이 확보한 통계조작 기록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은 어떻게 넘을지가 남아 있다. 같은 사건을 감사원과 검찰이 동시에 되감는 지금, 결론보다 먼저 드러나는 건 이 재검증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2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조선일보 2차례 TF에도 '文 통계조작 감사' 문제 못 찾자… 될 때까지 조사한다는 감사원
  2. 연합뉴스 檢미래위 진상조사단, '文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기록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