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오세훈이 손을 들어 질문하자 돌아온 건 “서류로 받겠다”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국무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같은 자리에서 정부는 초고가 1주택 과세 강화 여론을 생중계 즉석 투표로 확인했다.

#오세훈#이재명 정부#부동산 정책

14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손을 들었다.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뒤 11개월 만에 다시 찾은 자리였다.

“한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나 돌아온 답은 발언 기회가 아니었다. “서류로 받겠다”는 말이었다.

무슨 일인가

11개월 만의 참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자리였다.

그에게는 오랜만이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이었고,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뒤로는 처음이었다.

이날 참석에는 명분이 있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공언한 바 있다. 당선되면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 대통령에게 부동산 민심을 전달하고 정책을 건의하겠다는 것이었다.

”서류로 받겠다”

기회는 오는 듯했다. ‘부동산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계획’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고, 오 시장이 “한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발언을 신청했다.

그러나 한성숙 국무총리가 제지했다. “14일 국토교통부, 15일 금융위원회, 16일 재정경제부 순으로 부처별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며 “그쪽으로 넘겨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어 발언 대신 서류를 제안했다. “시장님이 주실 의견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며 공개 발언 기회는 주지 않았다.

오 시장은 준비한 보고서로 발언을 대체했다. 서울시 보고서를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 경제부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급 물량이 부족한 이유도 함께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자리의 ‘깜짝 투표’

같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즉석 투표를 진행했다. 실거주 1주택자 중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추가 보유 부담을 지울지가 주제였다.

방식이 특이했다. 생중계 댓글로 시청자에게 찬반을 물었다. 결과는 응답자의 약 90%가 찬성이었고, 기준선으로는 ‘30억 원 이상’이 가장 많이 꼽혔다.

Q&A로 짚어보기

Q1. 오세훈 시장은 왜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했나요?

국무회의는 원래 국무위원(장관급)들이 참석하는 회의다. 다만 서울시장은 관례상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뒤 처음 이 자리를 찾았다. 선거 기간 당선되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부동산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공언했었다.

Q2. 한성숙 총리는 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나요?

별도의 토론 일정을 이유로 들었다. 부동산 공급·금융·세제 등 각 부문에 대해 14~16일 사흘에 걸쳐 부처별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별 발언 대신 서류로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다.

Q3. ‘국민 대토론회’란 무엇인가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두고 마련한 릴레이 토론이다. 국토교통부(공급), 금융위원회(금융), 재정경제부(세제)가 부처별로 연다.

다룰 쟁점도 정해져 있다. 재정경제부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다주택자 중과 유지 여부 등 11가지를 다룬다.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7가지를 다룰 예정이다.

Q4.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중 즉석 투표를 한 이유는?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여론을 직접 물은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 중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추가 세금 부담을 지울지, 시청자 댓글로 찬반을 받았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찬성이 약 90%, 반대가 약 10%“라고 집계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방식을 앞으로 열릴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Q5. ‘초고가 1주택’에 30억 원 기준이 왜 주목받나요?

즉석 투표에서 기준 금액으로 20억·30억·40억 원이 제시됐다. 다수가 ‘30억 원 이상’을 골랐다.

이 대통령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50억 원은 될 줄 알았는데 의외”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보유세 개편 논의에서 실제 기준선이 어느 수준으로 모이는지 가늠하는 단서로 읽힌다.

양측의 시각

보수·우파의 시각

보수·우파 쪽은 이날 상황을 ‘서울시장 패싱 논란’으로 본다. 오 시장이 손을 들었지만 한 총리가 “서면으로 받겠다”며 제지한 장면을 부각한다.

비슷한 결의 시각도 있다. 오 시장이 첫 순서였던 촉법소년 논의 내내 자리를 지켰지만 정작 부동산 차례에도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규제 완화보다 수요 억제 위주 정책을 펴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제기된다.

이들의 초점은 같다. 5선에 성공한 야당 소속 서울시장이 공개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한 점을 이례적인 장면으로 본다.

진보·좌파의 시각

진보·좌파 쪽은 같은 국무회의를 절차의 관점에서 본다. 정부가 부처별 대토론회 일정에 맞춰 체계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본다.

한 총리가 서류 제출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그렸다. 개별 발언보다 이미 예정된 대토론회 틀 안에서 논의를 모으려는 취지라는 것이다.

특히 즉석 투표에 주목한다. 실거주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추가 보유 부담을 물려야 한다는 데 참여자의 약 90%가 찬성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정부가 검토 중인 보유세 강화 방향에 힘을 싣는 여론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전망: 왜 중요한가

이번 장면은 의전 논란을 넘어선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 그리고 야권 지방정부와의 소통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첫 시험대는 대토론회다. 14일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15일 금융위원회, 16일 재정경제부가 잇달아 연다. 여기서 오 시장이 제출한 서울시 보고서가 실제로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세제 쟁점도 주목된다. 재정경제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 다주택자 중과 유지 여부 등 11가지 쟁점, 그리고 즉석 투표에서 확인된 ‘30억 원 이상’ 과세 기준이 실제 개편안에 어느 정도 담길지다.

결국 관건은 조율이다. 오 시장이 공언해 온 ‘공급 확대·규제 완화’ 요구가 대토론회를 거쳐 정부 정책에 얼마나 수용될지에 따라, 여야를 넘나드는 부동산 정책 조율의 방향이 가늠될 전망이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4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연합뉴스 오세훈 '부동산 발언'하려 하자…韓총리 "대토론회 있으니까요"
  2. 동아일보 오세훈 "한말씀 드려도 되겠나"…한성숙 "서류로 받겠다"
  3. 조선일보 오세훈 "부동산 한 말씀만"…한성숙 "서면으로 받겠다"
  4. 한겨레 국무회의서 '초고가 1주택' 깜짝 투표…'30억 이상' 여론에 이 대통령 "의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