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손쉽게 이긴 후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국 메인주 민주당 상원 경선을 여유롭게 이긴 그레이엄 플래트너가 성폭행 의혹에 자진 사퇴했다. 새 후보를 뽑을 시간은 보름도 남지 않았고,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 정치#상원 선거

한 달 전, 벨파스트의 한 남자는 승리 파티에서 색소폰을 불었다. 자기가 응원하던 후보가 경선을 이긴 밤이었다.

그 남자, 앨런 크라이튼은 지금 같은 도시의 한 양조장에 앉아 고개를 젓는다. “복잡한 감정이 든다.” 그가 응원하던 후보는 이제 레이스에 없다. 단 한 달 사이에 판이 통째로 뒤집혔다.

무슨 일인가

이긴 후보가 사라졌다

그레이엄 플래트너는 미국 메인주 민주당의 상원의원 후보였다. 지난 6월 경선을 손쉽게 이겼다.

그런데 지난주, 상황이 무너졌다. 과거 연인이었던 한 여성이 그를 강간 혐의로 고발했다.

의혹이 터지자 플래트너는 곧바로 경선 레이스에서 자진 사퇴했다.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열흘 남짓 만에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메인 민주당은 7월 25일 전당대회를 연다. 여기서 601명의 선출직 대의원 투표로 새 후보를 뽑는다.

후보 등록 마감은 7월 27일. 사실상 열흘 남짓 안에 얼굴을 갈아 끼워야 한다.

빈자리를 노리는 사람은 벌써 여럿이다.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인사만 여섯 명 안팎으로 전해졌다.

유권자들의 마음은 갈라졌다

플래트너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크라이튼은 지금 상황을 “완전히 엉망”이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민주당이 최종 지명하는 후보는 지지하겠다고 했다.

노스포트에 사는 무당파 유권자 조지프 베루베는 다르게 본다. 그는 원래 정치에 완전히 무관심했다. 1972년 민주당 조지 맥거번의 낙선 이후로 정치에서 손을 뗐던 사람이다.

그런 그를 다시 움직인 게 플래트너였다. “그의 선거운동에 후원까지 고려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낙마를 그는 성급하다고 느낀다. “한 사람이 나서서 ‘그가 나를 학대했다’고 말했다고, 그걸로 끝인가?”

이 사건의 배경

왜 이 자리가 중요한가

이 싸움의 반대편에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있다. 1997년부터 메인주를 대표해 온 공화당의 터줏대감이다.

메인은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곳이다. 2020년 대선에서도 바이든이 이겼다. 그런데도 콜린스는 계속 살아남았다. 2020년 재선 때는 8.5%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이겼다.

민주당에겐 오래 넘지 못한 벽이다. 그런 상대를 상대할 후보를, 지금 열흘 만에 다시 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플래트너가 남긴 것

플래트너는 그냥 이긴 후보가 아니었다. 변화를 요구하는 진보적 메시지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메인주 상원의장(주의회)인 매티 도트리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다. 그는 플래트너를 지지하지 않았다.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사퇴를 촉구한 쪽이다.

그런 그조차 플래트너의 메시지가 통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도트리는 스물다섯에 처음 출마했다. “정말 화가 나서였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네 개나 뛰고 있었고 월세도 못 냈고 건강보험도 없었다.” 그는 그 이야기가 “수백만 명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왜 지금 ICE가 튀어나왔나

새 후보들의 입에서 뜻밖의 구호가 나온다. “ICE를 폐지하라”다. ICE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불법 이민 단속을 맡는 연방 기관)이다.

배경엔 별도의 사건이 있다. 7월 13일 메인주 비더포드에서 ICE의 총격으로 한 청년이 숨졌다. 후보들은 이 사건을 경선 메시지의 전면에 내세우는 중이다.

Q&A로 짚어보기

Q1. 새 후보로 누가 거론되나요?

여러 명이 뛰어들었다. 데이비드 코스텔로는 브런즈윅 시내에서 직접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 스스로 “매우 진보적”이라고 소개한다.

전 메인주 질병통제센터(CDC) 소장 니라브 샤, 메인주 국무장관 셰나 벨로우즈, 전 메인주 상원의장 트로이 잭슨도 이름을 올렸다. 사회복지사 출신 전 하원의원 후보 페이지 라우드까지 가세했다.

Q2. 후보들은 어떤 메시지를 내세우나요?

상당수가 ICE 폐지를 앞세운다. 샤는 “ICE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잭슨은 소셜미디어에 “ICE를 폐지하라”는 글을 올리고 시위에서 팻말을 들었다.

라우드는 한 걸음 더 나갔다. “우리는 ICE를 폐지하고 그 지도부를 기소해야 한다”고 했다. 벨로우즈는 비더포드에서 숨진 청년을 언급하며 “이건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Q3. 후보 교체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7월 25일 전당대회가 분수령이다. 601명의 대의원이 투표로 새 후보를 정한다. 후보 등록 마감은 이틀 뒤인 7월 27일이다.

빡빡한 일정이다. 메인주 상원의원(주의회) 칩 커리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주 정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길 수 있는 선거”라고 했다.

Q4. 콜린스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조용하다. 플래트너 스캔들에 대해 콜린스는 별다른 공개 논평 없이 침묵을 지켰다. 다만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사는 국토안보부 감시관 사무소가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리스본의 연례 “목시 데이 퍼레이드”에서 그는 자원봉사자들과 행진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제가 꾸준한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걸 높이 평가합니다.”

양측의 시각

공화당과 콜린스 측의 시각

콜린스 측은 서두르지 않는다. 스캔들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만 강조했다. 정치적 공세는 거의 없었다.

대신 콜린스가 내세우는 건 안정감이다. 목시 데이 퍼레이드에서 그는 “‘꾸준하다’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며 “저는 메인을 위해 계속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상대 진영이 아수라장인 사이,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시각

민주당은 흔들려도 앞으로 가야 한다는 쪽이다. 플래트너가 촉발한 변화 열망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벨로우즈, 샤, 잭슨, 라우드 같은 유력 주자들은 ICE 폐지를 새 결집 구호로 내걸었다.

코스텔로는 담담하다. “사람들이 투덜거릴 것이다. 나도 조금 투덜거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오랜 정치 참여자인 등록 민주당원 샬럿 아젤은 이 운동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컬트가 아니다. 중산층과 노동계급을 위해 이 나라를 되찾으려는 운동일 뿐이다.”

전망: 왜 중요한가

당장의 관건은 7월 25일이다. 601명의 대의원이 누구를 새 얼굴로 세울지가 첫 시험대다. 등록 마감까지 이틀밖에 여유가 없다.

더 큰 질문은 그다음이다. 급하게 갈아 끼운 후보가 1997년부터 버텨 온 콜린스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까. 도트리는 다른 걱정도 내비쳤다. “이 사람이 날 실망시켰는데, 다시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을까.”

플래트너가 불붙인 변화의 열기가 남은 후보에게 옮겨붙을지, 아니면 스캔들과 함께 식어버릴지. 열흘 남짓의 시간이 그 답을 정한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2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국제정세 기사는 해외 언론만 참고합니다.

  1. NPR All in on Platner, supporters look to what's next in Maine Senate race
  2. Fox News Democrats running to replace Platner in key Senate race call for ICE to be 'abo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