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같은 날 특검이 감사위원과 전 검찰총장을 겨눴다

2차 종합특검이 7월 14일 하루에 유병호 감사위원, 심우정 전 검찰총장, 전무곤 전 대검 간부에게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관저 이전 감사 축소 의혹과 12·3 계엄 가담 의혹이 한꺼번에 법원으로 향한다.

#종합특검#12·3 계엄#한국 정치

7월 13일 오전, 경기 과천의 2차 종합특검 사무실 앞.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특검이 전체 공사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사항만을 떼어내 부풀려 문제 삼고 있다.”

그리고 하루 뒤. 특검이 답을 내놨다. 구속영장이었다.

같은 날, 같은 특검이 감사원 감사위원과 전직 검찰총장에게 동시에 칼을 겨눴다.

무슨 일인가

하루에 세 명, 구속영장

2026년 7월 14일, 특별검사 권창영이 이끄는 2차 종합특검이 세 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이다. 혐의는 직권남용이다.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를 부당하게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 두 사람의 혐의는 다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죄명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그리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건. 관저 공사 감사와 계엄. 그런데 영장 청구서는 같은 날짜에 함께 나왔다.

관저 감사, 무엇이 문제인가

시작은 관저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겼다. 관저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다.

공사 업체는 어떻게 뽑혔나. 공사비는 적정했나. 의혹이 잇따랐다.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약 2년을 들여 2024년 9월 감사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관저 공사가 면밀한 사업계획 없이 진행됐다는 것. 인테리어 업체의 하청을 받은 협력업체 18곳 중 15곳이 무자격 업체였다는 것. 그런데 정작 논란의 출발점이던 업체 선정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부실감사” 소리가 나온 이유다.

특검은 그 부실이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특검이 그린 그림

특검의 판단은 이렇다. 유병호가 사무총장 자리에서 감사단에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는 것이다.

감사단은 원래 공사 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불러 대면조사하려 했다. 관련 서류까지 이미 보내둔 상태였다. 그런데 유병호가 이를 철회시키고 서면조사로 바꾸도록 지시했다는 게 특검의 조사 내용이다.

대통령실을 다루는 방식도 그랬다고 한다. 자료를 요구할 때 공문 대신 구두로만 하라는 지시. 대통령실 관계자 대면조사는 자제하라는 취지의 지시. 조사의 힘을 빼는 방향으로 방향타를 틀었다는 것이다.

핵심 인물은 ‘21그램’이라는 업체다. 종합건설면허가 없었다. 특검은 이 업체가 면허를 가진 ‘원담종합건설’을 앞세워 합법적인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증축을 포함한 공사 전반을 도맡았다고 본다. 그런데 감사원은 이를 알고도 보고서에는 21그램이 인테리어만 담당한 것처럼 축소해 적었다는 게 특검의 결론이다.

‘21그램’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했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대표가 김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총장은 왜 계엄에 엮였나

심우정 쪽은 이야기가 다르다.

특검은 심우정이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움직였다고 본다. 12월 3일부터 4일 사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세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통화에서 박 전 장관이 ‘검사 파견’과 관련한 지시를 내렸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계엄 합동수사본부에 연락관을 비롯한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였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물증은 문건이다. 특검은 대검 기획조정부 실무진이 계엄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와 재판 관할을 검토한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계엄이 해제된 뒤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문건 작성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행위를 계엄 가담으로 본다.

전무곤 전 검사장도 심우정과 같은 혐의를 받는다.

Q&A로 짚어보기

Q1. ‘2차 종합특검’이 뭔가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꾸려진 수사팀이다. 특별검사는 권창영이다. 이번에 관저 감사 개입 의혹과 계엄 가담 의혹을 함께 다뤘다.

Q2. 유병호는 혐의를 인정했나

아니다.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13일 특검에 출석하며 21그램과 원담종합건설의 관계를 “법리상 명의대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그 근거를 보고서에 적었다고 반박했다. 하도급 미승인 같은 다른 위반 사항은 오히려 “이례적일 정도로 엄정하게”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Q3. 심우정 혐의는 처음 나온 건가

계엄 가담 의혹 자체는 이전에도 수사 대상이었다. 다만 이번 종합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로 다시 정면에 올라왔다. 뒤에서 다룰 ‘내란 특검’의 처분과 견줘 보면 결이 다르다.

Q4. 세 사람의 혐의는 서로 연결되나

죄명과 사건은 다르다. 유병호는 관저 감사 관련 직권남용, 심우정과 전무곤은 계엄 관련 내란 혐의다. 다만 세 사람 모두 윤석열 정부 시기의 사안에 얽혀 있고, 같은 특검이 같은 날 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에서 묶인다.

Q5. 이제 구속되는 건가

아니다. 구속영장 청구는 시작일 뿐이다. 구속 여부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결정한다. 뒤에서 보듯, 법원이 같은 계엄 사안에서 영장을 기각한 전례도 있다.

양측의 시각

수사하는 쪽의 시각

특검의 입장은 분명하다. 유병호가 감사원 사무총장의 권한을 남용해 관저 감사를 고의로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것이다.

근거로 든 정황도 구체적이다. 대면조사를 서면조사로 바꾸게 한 지시. 대통령실에 공문 대신 구두로만 자료를 요구하게 한 지시. 21그램이 공사 전반을 총괄한 사실을 알고도 인테리어만 맡은 것처럼 보고서에 적었다는 판단.

심우정과 전무곤을 향해서는 계엄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그리고 계엄 상황 관할 문건 작성 관여를 계엄 가담으로 규정한다. 같은 날 세 명에게 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특검의 자신감을 드러낸다.

피의자 쪽의 시각과 반론의 근거

반대편에서 실명으로 반박한 인물은 유병호다. 그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의 논리는 세 갈래다. 첫째, 21그램과 원담종합건설의 관계는 법리상 명의대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그 근거까지 보고서에 적었다. 둘째, 특검이 전체 공사의 극히 일부만 떼어내 부풀렸다. 셋째, 문제 삼은 의혹 대부분은 자신이 아니라 후임 사무총장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모든 감사 업무는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는 것이다.

심우정과 전무곤 본인의 반박은 이번에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여기에 균형추가 되는 사실이 둘 있다.

하나. 앞서 별도의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심우정의 ‘계엄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혐의에 대해 각하 처분을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했다는 의혹은 결론을 내지 않고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둘. 법원은 같은 계엄 가담 의혹으로 종합특검이 청구했던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이미 기각했다. 사유는 이랬다.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검이 계엄 사안에서 매번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전망: 왜 중요한가

다음 무대는 법원이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세 사람의 구속 여부를 가른다.

지켜볼 지점은 뚜렷하다. 강호필 전 사령관의 영장을 기각했던 법원이 심우정과 전무곤에게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다. 같은 계엄 사안, 같은 “다툼의 여지” 논리가 반복될지 아닐지가 관건이다.

유병호 건은 또 다른 결이다. 특검이 확보했다는 ‘가이드라인’ 지시와 21그램 은폐 정황이 법원 문턱을 넘을 만큼 단단한지 시험대에 오른다. 본인은 “후임 사무총장 시절 일”이라며 시점을 다투고 있다. 이 시점 공방이 영장 심사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관저 공사와 계엄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갈래의 수사가 같은 날 한 법정을 향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직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3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동아일보 종합특검, '내란 가담 의혹' 심우정 前검찰총장 구속영장 청구
  2. 동아일보 [속보]종합특검, '관저 이전 부실 감사' 유병호 구속영장 청구
  3. 연합뉴스 특검, '관저 감사 부당 개입' 유병호 감사위원 구속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