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82세 작가가 트럼프에게 받아낸 562만 달러

미국 작가 E. 진 캐럴이 성폭행과 명예훼손 소송의 배상금 약 562만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실제로 지급받았다. 3년을 끌어온 항소가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끝난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미국 정치

7월 14일, 뉴욕의 한 법률사무소로 짧은 통보가 도착했다. 돈이 들어왔다는 소식이었다.

받는 사람은 82세의 작가 E. 진 캐럴. 보낸 사람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였다. 배심원이 배상을 명령한 지 꼬박 3년 만에, 마침내 계좌에 돈이 찍혔다.

무슨 일인가

마침내 지급된 562만 달러

법원 기록에 따르면 7월 14일 배상금이 캐럴과 그의 법률팀에 전달됐다. 원금 500만 달러에 3년치 이자가 붙어 총 562만 5천 달러 상당이다.

이 돈은 2023년 배심원단이 캐럴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배상금이다. 트럼프는 평결 직후 이 금액을 법원 관리 계좌에 넣어뒀다. 하지만 항소가 끝날 때까지 실제 지급은 미뤄왔다.

E. 진 캐럴은 누구인가

캐럴은 미국의 작가이자 전직 잡지 칼럼니스트다. 2019년 펴낸 회고록에서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처음 주장했다.

그는 1996년 무렵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 탈의실에서 트럼프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캐럴을 만난 적조차 없다고 했고, 그를 “거짓말쟁이”라 불렀다.

부인이 부른 두 번째 소송

트럼프는 2022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도 캐럴의 주장을 다시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이 명예훼손 소송으로 번졌다.

그렇게 이어진 재판에서 2023년,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결론을 냈다. 트럼프가 캐럴을 성폭행하고 명예훼손한 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배상액은 500만 달러였다.

이 사건의 배경

회고록 한 권에서 시작된 싸움

이 다툼의 출발점은 2019년의 회고록이다. 캐럴이 20여 년 전 일을 세상에 꺼내면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트럼프는 반복해서 부인했다. 그 부인이 명예훼손이라는 새로운 소송을 낳았다. 하나의 주장이 두 갈래 소송으로 불어난 셈이다.

이 사건을 맡은 인물이 루이스 카플란 판사다.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트럼프 측으로부터 줄곧 “편파적”이라는 공격을 받아온 인물이다.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다. 캐럴의 담당 변호사 이름은 로버타 캐플런이다. 판사 루이스 카플란과 성이 같지만, 둘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미투 이후의 상징적 사건

이 사건은 트럼프 개인의 법적 책임에만 걸린 문제가 아니다. 그의 정치적 명예도 함께 걸려 있다.

동시에 더 넓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미투(#MeToo) 운동 이후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트럼프 측은 이 사건을 정치적 동기가 깔린 공격이라고 규정해왔다.

왜 지금 돈이 움직였나

지급이 이뤄진 데는 이유가 있다. 3년을 끌어온 법적 절차가 최근 잇따라 매듭지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방 항소법원은 배심원 평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카플란 판사가 배심원에게 편견을 심을 증거를 부당하게 채택했다는 트럼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지난달인 2026년 6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상고를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카플란 판사는 트럼프에게 배상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이번 주, 돈이 실제로 넘어갔다.

Q&A로 짚어보기

Q1. 트럼프는 왜 3년이나 돈을 미뤘나요?

항소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평결에 불복해 항소법원, 이어 대법원까지 다퉜다.

배상금 자체는 평결 직후 법원 계좌에 넣어뒀다. 다만 다툼이 끝날 때까지 캐럴에게 넘기지 않고 버틴 것이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더는 미룰 명분이 사라졌다.

Q2. 이걸로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끝난 건가요?

아니다. 아직 하나가 더 남아 있다.

캐럴은 2024년 별도의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이때 배심원단이 정한 배상액은 약 8,3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에 지급된 562만 달러와는 다른 건이다.

Q3. 그 8,300만 달러는 어떻게 됐나요?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 판결에도 항소했다.

지난해 연방 항소법원 재판부는 그 항소를 기각했다. 그럼에도 배상금은 여전히 캐럴에게 넘어가지 않은 상태다. 두 사람의 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Q4. 캐럴 본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가장 격한 반응은 지난달에 나왔다.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고를 기각한 직후다.

캐럴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가 이겼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 승리는 세상의 모든 여성을 위한 것이다!” 실제 돈이 들어온 이번 주가 아니라, 그 전달 대법원 결정 때 나온 외침이다.

양측의 시각

사법 절차의 승리로 보는 시각

캐럴 측은 이번 지급을 정당한 절차의 결과로 본다. 담당 변호사 로버타 캐플런은 성명을 냈다.

“3년 전,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E. 진 캐럴을 성폭행하고 명예훼손한 데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는 그녀가 배심원단이 평결한 배상금을 받았음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이 시각의 핵심은 절차다. 배심원 만장일치 평결이 항소법원과 대법원의 검토를 모두 거쳐 그대로 확정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책임을 물어낸 사례로 읽는다.

정치적 박해로 보는 시각

트럼프 측은 이 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주 카플란 판사가 지급을 명령했을 때, 트럼프 법률팀은 이 사건을 “사기극”이자 “마녀사냥”이라 불렀다.

여기에 정치적 배후 주장도 얹었다. 이 소송이 민주당의 자금 지원을 받은 공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본인은 카플란 판사가 배심원에게 편견을 줄 증거를 부당하게 채택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다만 실제 지급이 이뤄진 이번 시점에는 말을 아꼈다. 논평 요청을 받은 트럼프 법률팀 대표는 답변을 거부했다.

전망: 왜 중요한가

당장의 관전 포인트는 남은 8,300만 달러다. 항소가 이미 기각됐는데도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562만 달러가 3년 만에 넘어간 과정을 보면, 그 큰 금액도 결국 같은 길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어떤 법적 카드를 더 꺼낼지가 변수다.

더 큰 질문은 상징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성폭행 책임에 대한 배상금을 실제로 지급한 사건이다. 미투 운동 이후 권력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번 이체가 하나의 답을 남겼다. 남은 소송이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그 답의 무게를 정할 것이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2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국제정세 기사는 해외 언론만 참고합니다.

  1. NPR E. Jean Carroll receives $5.6 million from Trump in sexual abuse and defamation case
  2. BBC Trump pays writer E Jean Carroll $5m in damages over sexual abuse and defa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