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장동혁을 따라 광주까지 간 의원은 단 2명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인천, 부산에 이어 광주까지 장외 집회를 돌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곁에 서는 당 소속 의원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국민의힘#장동혁#한국 정치

7월 15일 전남 광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손팻말 하나를 들고 섰다. 팻말에는 “투표용지 빼돌린 게 진짜 내란!!! 이재명이 내란수괴”라고 적혀 있었다.

앞에는 시민 200여 명이 모였다. 마이크를 잡은 그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목숨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면 오늘이 바로 그때입니다.” 그러곤 울컥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한 가지가 눈에 띄었다. 광주까지 그를 따라온 당 소속 의원은 딱 두 명이었다.

무슨 일인가

인천에서 부산, 그리고 광주로

장 대표는 요즘 전국을 돈다.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장외 집회다.

인천(7월 8일)에서 부산(7월 12일)을 거쳐, 이날 광주까지 왔다. 다음 주에는 대구와 경기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 집회는 ‘선관위 해체 및 재선거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청년학생모임’이 주최했다.

무엇을 위한 행보일까. 그는 재선거사전투표 폐지, 당일투표 수개표를 요구한다.

”정치생명을 걸겠다”

이날 장 대표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참정권이 침해된 잘못된 선거를 다시 하자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외침”이라고 했다. 발언을 마친 뒤에는 직접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다만 여기서 짚을 지점이 있다. ‘부정선거’와 ‘내란’은 장 대표를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독립적으로 검증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이력을 꺼내며 각오를 밝혔다. “광주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를 하던 저를 정치에 들어오게 만들고, 1.5선밖에 되지 않는 저를 국민의힘의 당대표로 만들어준 뜻”을 되새긴다며, “국민의 소중한 한 표를 지키는 것에 제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을 부르는 이름도 따로 있었다. ‘6·3 시민혁명군’. 그는 오는 7월 17일 제헌절에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총결집하자고 촉구했다.

곁에 선 의원은 2명

여기까지 보면 세를 불리는 행보 같다. 그런데 숫자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 소속 의원들의 참여는 눈에 띄게 저조하다. 부산 집회에는 지역 의원 17명 중 조승환, 이헌승 2명만 나왔다. 이날 광주에는 조배숙 의원과 박준태 비서실장, 단 2명이 함께했다.

장 대표 스스로도 이 온도차를 안다. 그는 이날 자기 당을 향해 서운함을 드러냈다. “심지어 국민의힘의 많은 의원들조차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마저 그 목소리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안 나올까. 한 재선 의원은 익명으로 속내를 밝혔다. “당대표 쪽에서 참여 독려 연락을 받고 있지만, 제도권 정치인이 장외로 나가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나가지 않고 있다."

"재명아” 손팻말이 다시 불려 나왔다

광주 집회는 앞선 논란까지 되불렀다.

장 대표는 이달 7일과 11일 서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도 나섰다. 그때 든 손팻말이 문제가 됐다. “재명아, 고등학생 말고 나랑 싸우자”, “재명아, 봤지? 들었지? 그럼 국민특검 받아야지”. 현직 대통령을 반말로 지칭한 것이다.

이 대목은 이번 광주 집회 비판과 맞물려 다시 도마에 올랐다.

Q&A로 짚어보기

Q1. 장동혁은 왜 밖으로만 도나?

원내 지지 세력이 얇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안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물어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있다. 이 사퇴론을 잠재우려면 강성 당원의 결집이 필요하다. 장외 집회가 그 무대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그는 “당원 중심 정당이 국민정당으로 가는 시작”이라며 당원을 앞세운다.

원내 기반의 격차를 보여주는 장면도 전해졌다. 한 의원은 “정점식 원내대표는 10명 정도와 함께하는데, 장 대표는 비서실장 정도만 동반한다”고 말했다. 핵심 당직인 정책위의장 자리도 비어 있다.

Q2. 이번 집회는 무엇을 요구하나?

재선거, 사전투표 폐지, 당일투표 수개표 세 가지다.

출발점은 6월 3일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이 사태로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것이 집회의 문제의식이다. 다만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는 것은 참가자들의 주장이며, 검증된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Q3. “재명아” 손팻말이 왜 논란인가?

공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반말로 부른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다.

당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에서는 대통령 예우 문제로 번졌다. 여기에 표현의 품격을 두고 진영을 넘나드는 지적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발언은 아래 ‘양측의 시각’에서 다룬다.

Q4. 사퇴론에 정점식 원내대표는 뭐라 했나?

거리를 뒀다. 공개 비판은 삼가되, 책임을 떠안지도 않았다.

그는 장 대표 거취를 “여론의 전체적 추이”에 달린 문제로 봤다. “장 대표가 결정할 문제”라며, 원내대표는 “당대표 거취에 대해 어떤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수 의원은 “당분간은 이대로 가자”는 입장이라고 그는 전했다.

양측의 시각

강경 노선을 지지하는 쪽

장 대표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참정권 침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잘못된 선거는 다시 해야 하고, 그 한 표를 지키는 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우리가 역사의 부름을 받고 목숨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면 오늘이 바로 그때”라고 했다.

이날 함께 선 조배숙 의원의 발언도 이 시각을 대변한다. “아프리카에서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말 부끄럽다.”

다시 강조하면, ‘부정선거’와 ‘내란’은 이들의 주장이다. 이를 독립적으로 입증하는 자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려하는 쪽

같은 당 안에서, 그리고 야당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방식과 시기’다. 권영세 의원은 라디오에서 직격했다. “장 대표는 당의 개혁보다도 바깥으로 돌아다니며 장외 집회를 하고 있다. 거기서 뭘 하는지 당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장외로만 도는 건 총선과 대선에 승리할 기반을 만드는 데 있어 큰 문제”라고 했다.

곽규택 의원도 거들었다. “원내에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야 되는 시기에 장외 투쟁하는 것이 시기상으로 맞나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는 중도층 확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오히려 중도층에 거부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다.”

둘째는 ‘표현의 품격’이다. 곽 의원은 “재명아” 손팻말을 두고 “공당의 대표가 그렇게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당내에서도 품격에 고려할 면이 있지 않나”라고 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더 셌다. “아무리 대통령이 잘못해도 ‘재명아’는 정치의 언어가 아니다. 극우 막가파들이 쏟아내는 막말의 배설일 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대통령 예우를 문제 삼았다. 박지원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우리가 정치권에서 아무리 막말이 왔다 갔다 하더라도 최소한 국가원수,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지키는 게 원칙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상실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망: 왜 중요한가

이번 행보의 진짜 시험대는 이틀 뒤다.

장 대표는 7월 17일 제헌절, 올림픽공원 총결집을 예고했다. 원 구성과 선관위 특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제헌절 기념식 자체에 불참할 계획도 밝혔다. 얼마나 모일지가 강성 당원 결집의 규모를 가늠할 첫 잣대가 된다.

지켜볼 지점은 셋이다. 첫째, 대구와 경기로 이어질 다음 집회에 의원들이 더 나올지다. 지금까지의 숫자는 2명 안팎이었다. 둘째, 사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지다. 정점식 원내대표의 말대로 열쇠는 ‘여론의 추이’가 쥐고 있다. 셋째, 장외 노선이 중도층에 어떤 신호로 읽힐지다.

당원을 향해 외칠수록, 정작 원내 동료들과는 멀어지는 역설. 장 대표가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남은 관전 포인트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7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조선일보 인천·부산 이어 광주로 간 장동혁…권영세 “뭐하는지 우리 당은 아무도 몰라”
  2. 동아일보 장동혁, 전남광주서 “6·3 시민혁명군 올공 모이자…정치생명 걸어”
  3. 연합뉴스 張, 전남광주서 “소중한 한 표 지키는 데 정치생명 걸겠다”
  4. 한겨레 장동혁, 광주서도 “정치생명 걸겠다” 장외전…참여 의원은 2명뿐
  5. 한겨레 곽규택도 “재명아” 장동혁에 일침…“공당 대표 품격 고려해야”
  6. 경향신문 장동혁이 ‘밖으로’ 돌 수밖에 없는 이유
  7. 경향신문 정점식 “장동혁 거취, 스스로 결정할 문제…의원들 징계, 여론이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