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유시민이 이재명에게 겨눈 마키아벨리 군주론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검찰개혁이 막힌 건 대통령 탓이라며 그의 국정운영을 실패할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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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방송 카메라 앞에서 유시민 작가가 군주론을 꺼냈다.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쓴 책이다. 그가 이 책을 든 상대는 다름 아닌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욕 먹을 일은 밑 사람 시켜라.” 유 작가는 이 문장을 군주론의 한 구절로 인용하며, 대통령이 딱 그렇게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의 대표 스피커가 여당의 대통령을 향해 던진 말이다.

7월 15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의 이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을 흔들었다.

무슨 일인가

어디서 무슨 말이 나왔나

2026년 7월 15일,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검찰개혁 지연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핵심은 하나였다. 검찰개혁이 1년 넘게 안 되는 이유가 대통령 본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 작가는 이렇게 단언했다. “지금 검찰개혁이 1년 넘게 안 이뤄지는 이유는 대통령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거 말고는 다른 설명 방법이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여기서 ‘수사·기소 완전 분리’란 검찰에서 수사하는 기능과 기소하는 기능을 아예 떼어놓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2022년과 2025년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공약을 어겼다는 지적

유 작가의 논리는 이렇게 이어진다. 공약은 완전 분리였는데, 정작 취임 뒤 대통령의 생각이 바뀐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속내를 이렇게 추측했다. “경찰이 너무 비대해지고 다른 견제 수단이 별로 없으니 일부라도 남겨놨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바뀐 것 같다는 얘기다.

다만 유 작가는 생각이 바뀐 것 자체를 탓하진 않았다. 문제는 방식이라고 했다. “판단이 바뀌었다면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라는 단어

가장 날 선 대목이 여기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이 문제를 “마키아벨리적으로 처리했다”고 표현했다.

책임을 참모진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본인이 책임감 있게 풀었어야 하는데, 법무부 장관 시키고, 총리 시키고, 그렇게 해왔다.” 그러면서 군주론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욕 먹을 일은 밑 사람 시켜라’, 군주론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겉으론 개혁을 하려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밑 사람들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했다는 주장이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고도 했다.

두 번 반복된 ‘재건축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 작가는 지난달 말에도 비슷한 비판을 했다.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을 건물 공사에 빗댔다.

당시 그의 표현은 이랬다. 지지층이 원하는 건 ‘증축’인데 대통령은 “철거 용역을 동원해 다 허물고 재건축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기존 지지 기반을 지키며 넓히는 대신, 통합과 실용을 내세워 판 자체를 갈아엎으려 한다는 비유다.

이번 방송은 그 ‘재건축론’을 다시 꺼내 확장한 셈이다. 유 작가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를 그 증거로 들었다. “인사혁신처장부터 최근 문제가 됐던 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이런 인사가 재건축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증축하는 데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 없다.”

Q&A로 짚어보기

Q1. 유시민은 왜 이걸 대통령 탓으로 보나?

‘입법예고’ 때문이다.

유 작가는 취임 1년 동안 벌어진 일을 근거로 들었다. “두 차례의 입법예고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움직인 방향을 보면 대통령의 뜻이 읽힌다는 논리다.

그는 정부가 검찰개혁 정부안을 국회에 내지 않은 것도 “대통령이 못 내게 한 것”이라고 봤다. 민주당 의원들이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기는 법안을 낸 것 역시 “대통령 생각을 알기 때문에 하는 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Q2. ‘보완수사권’이 뭔데 이렇게 시끄럽나?

경찰이 검찰에 넘긴 사건을, 검사가 다시 보완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걸 완전히 없앨지, 일부 예외를 둘지가 여권 내부의 뜨거운 쟁점이다. 완전히 없애자는 쪽은 강경파, 예외를 두자는 쪽은 신중론이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속으로 ‘예외를 두자’는 쪽이면서 겉으로 말을 못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Q3. 유시민이 인사 문제를 왜 걸고넘어졌나?

인사가 ‘재건축’의 증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사람을 쓴 방식이 기존 지지층의 기대와 다르다고 판단했다. 인사혁신처장, 이병태 전 부위원장 같은 인사가 그 예다. 지지층을 넓히는 ‘증축’이 아니라 판을 갈아엎는 ‘재건축’에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Q4. 대통령은 정말 반대만 하고 있나?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 대통령이 직접 밝혀온 공식 입장은 유 작가의 프레임과 결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 뒤로 “보완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예외적으로는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절충안을 밝혀왔다. 당내 강경파가 반발하자 “결과는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며 물러서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두고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즉 대통령 측 설명대로라면, 대통령은 국회 논의를 존중하며 절충을 시도해온 것이다. “일방적으로 막고 있다”는 유 작가의 주장과는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

양측의 시각

유시민(비판 측)의 시각

유 작가의 비판은 검찰개혁을 넘어 대통령의 정치 방식 전체를 겨눈다.

핵심 주장은 대통령이 공약을 스스로 어기고, 그 책임을 참모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그는 이 방식을 “마키아벨리적”이라 불렀다.

당내 민주적 절차 문제도 꺼냈다. 이른바 ‘명픽’,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밀어준다는 논란이다. 유 작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을 불공정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이 정원오를 띄웠다”고 주장했다. 경기지사 경선, 당대표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당대표 선거를 두고는 “‘정청래 나오지 마’라고 안 했을 뿐” SNS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덕담 차원 넘어 띄우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무겁게 던진 경고는 정당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민주당이 대통령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 당은 해체가 시작되는 것.” 그는 “민주당이 정체성을 잃고 해체되면 내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길을 완전히 부정하진 않았다. “잘못된 길이라고는 안 하겠다”면서도 “본인에게도, 사회에도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결론은 분명했다. “저는 그 선택이 실패로 끝날 거로 본다.”

대통령실·이재명 대통령 측의 시각

대통령 본인은 이날 방송에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밝혀온 공식 입장이 유 작가의 프레임에 대한 반박 자료가 된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절충 입장을 유지해왔다. 강경파 반발에는 “결과는 국회에 맡기겠다”고 한발 물러섰고, 보완수사권 논쟁이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 측 논리대로라면, 그는 일방적으로 막는 게 아니라 절차와 국회 논의를 존중하는 쪽이다.

‘재건축’ 비유에 대한 반박은 이미 지난달 나왔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6월 30일 유 작가의 재건축 비유에 대해 “증축, 재건축, 더 나아가서 재개발도 있다”고 받아쳤다. 유 작가의 이분법을 우회적으로 되받은 것이다.

야당은 이 내홍을 어떻게 보나

이 싸움은 여야 대결이 아니다. 여권 내부의 노선 갈등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관전자에 가깝다.

다만 보완수사권 자체를 두고는 야당이 존치 쪽에 서 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입장에서 범죄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해왔다. 여당이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놓고 안에서 흔들리는 장면은, 야당 입장에서 나쁠 게 없는 구도다.

전망: 왜 중요한가

유 작가의 발언이 뼈아픈 건 그가 야당 인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권 안에서, 그것도 대표적 스피커의 입에서 나온 경고다.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대통령실이나 이 대통령이 직접 반응할지다. 이날 방송에 대한 공식 대응은 아직 없다. 침묵이 길어질지, 참모진이 재건축론 때처럼 우회적으로 받아칠지가 관전 포인트다.

둘째, 유 작가의 비판이 당내 다른 목소리로 번질지다. 이미 의원 11명이 보완수사권 예외 존치 법안을 냈다. 유 작가는 이를 대통령 뜻을 읽은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그의 발언이 신중론에 힘을 실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셋째, ‘재건축이냐 증축이냐’의 노선 논쟁이 어디로 갈지다. 지지층을 지키며 넓힐 것인가, 판을 갈아엎을 것인가. 유 작가는 후자를 “필연적인 실패의 길”이라 불렀다. 대통령은 아직 답하지 않았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여권을 대표하던 목소리가 여권의 대통령을 향해 실패를 예고했다는 사실이다. 이 예고가 빗나갈지 적중할지는, 앞으로 검찰개혁이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되는지가 말해줄 것이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4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조선일보 유시민 “李 선택 실패로 끝날 것…민주당, 대통령 지배받으면 안 돼”
  2. 동아일보 유시민 “李 재건축 구상 너무 불안…필연적 실패로 가고 있다”
  3. 한겨레 유시민 “검찰개혁 안되는 이유는 이 대통령…수사·기소 완전분리 원하지 않아”
  4. 경향신문 유시민 “검찰개혁 지연은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 원하지 않기 때문…실패로 끝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