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된 이재명, 등기부에 찍힌 17억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자택을 29억 원에 팔아 무주택자가 됐다. 그런데 등기부에 남은 17억7000만 원 근저당을 두고 여야 공방이 붙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뜬 한 장의 등기부등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 소유주는 방금 바뀌었다. 그런데 그 아래 한 줄이 정치권을 흔들었다. 채권최고액 17억7000만 원. 채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집을 판 사람 앞으로 왜 17억 원짜리 빚 담보가 잡혀 있을까.
무슨 일인가
대통령이 무주택자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함께 소유하던 분당 아파트가 7월 14일 29억 원에 팔렸다.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서 이 대통령은 집이 없는 사람, 곧 무주택자가 됐다.
문제의 아파트는 그냥 오래된 집이 아니다.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둔 단지다. 새로 지어 올릴 계획이 잡혀가는 시점이라는 뜻이다.
등기부에 남은 17억7000만 원
매매 과정에서 이 대통령 명의로 17억7000만 원 규모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근저당권은 돈을 빌려주면서 특정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두는 권리다.
이 사실이 등기부등본에서 확인되자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집을 넘긴 매도인 앞으로 담보가 걸려 있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의 설명은 간단했다. 이 근저당은 “매수자(집을 산 쪽) 사정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오는 10월 잔금을 받은 뒤 근저당을 말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Q&A로 짚어보기
Q1. 근저당권이 뭔가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떼일 것에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두는 권리다. 채권최고액은 담보로 확보해 둔 한도 금액을 말한다. 여기서는 그 한도가 17억7000만 원으로 잡혔다.
Q2. 집을 파는 사람 앞으로 근저당이 걸리는 게 이상한 일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근저당권 설정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담보 형태 중 하나다. 매수자의 자금 사정이나 대출 구조에 따라 잔금 정산 전 여러 형태로 담보가 잡힐 수 있다. 그래서 근저당이 잡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법이나 꼼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Q3. 그럼 왜 논란이 됐나
시점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 같은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필 그 시점에 대통령 본인이 집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무주택자가 된 사실이 겹쳤다. 야권은 여기에 재건축을 앞둔 단지, 17억 근저당까지 엮으며 의혹을 제기했다.
Q4. 얼마를 벌었다는 건가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자택 매각으로 약 25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양측의 시각
야당의 시각
국민의힘은 이번 매각을 ‘내로남불’로 규정했다. 대통령 본인은 집을 팔아 차익을 남기고 홀가분하게 무주택자가 됐는데, 국민에게는 보유세를 더 얹으려 한다는 논리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본인 집은 애틋하고” 국민의 집에는 세금을 더 물리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근저당을 향한 공세는 더 날카로웠다. 송언석 의원은 17억7000만 원 근저당권 설정을 두고 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재건축 고시를 앞둔 시점과 맞물린 이 근저당이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다만 “꼼수로 규제를 회피했다”는 주장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야권이 제기한 의혹이다.
여권의 시각
대통령실은 정상적인 매각 거래라는 입장이다. 등기부에 잡힌 근저당은 집을 판 대통령 쪽 사정이 아니라 집을 산 매수자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한도 못 박았다. 10월에 잔금을 받으면 근저당은 말소된다는 것이다. 자택을 판 것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별개 사안이라는 게 여권의 기본 시각이다.
한쪽은 시점을 문제 삼고, 다른 쪽은 거래의 실체를 설명한다. 같은 등기부 한 장을 놓고 해석이 정반대로 갈린다.
전망: 왜 중요한가
핵심은 두 개의 물음으로 갈린다.
첫째, 대통령의 자택 매각과 차익 실현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나란히 놓는 ‘내로남불’ 프레임이 정당한 비판인가. 둘째, 17억7000만 원 근저당이 통상적인 거래 형태인가, 아니면 따져볼 여지가 있는가.
두 물음 모두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10월 잔금 정산과 근저당 말소가 예정대로 이뤄지는지가 1차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실 설명대로 흘러가면 의혹의 상당 부분은 힘을 잃는다.
부동산은 한국 정치에서 늘 폭발력이 큰 소재다. 정부가 보유세와 대출 규제를 밀어붙이는 국면일수록, 최고 권력자 본인의 부동산 처분은 정책의 진정성을 재는 잣대처럼 읽히기 쉽다. 이번 공방이 여기서 잦아들지, 국회로 옮겨붙을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