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직이 벌금 1000만원에 걸렸다
서울중앙지법이 22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판단이지만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5선 시장은 자리를 잃는다.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법정. 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가 형량을 읽어 내려갔다. 벌금 1000만원, 그리고 2100만원 추징. 다섯 번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에게 이 숫자 하나가 시장직을 통째로 흔들었다.
벌금 1000만원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다. 정치자금법은 이 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 방금 나온 형량은 그 기준의 열 배다.
무슨 일인가
선고 내용
법원은 오 시장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210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특검은 앞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른바 시장직을 겨냥한 구형이었다. 실제 형량은 벌금형에 그쳤지만, 무게는 가볍지 않다.
시장직은 지금 잃는 게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 이번은 1심이고, 아직 확정이 아니다.
시장직 상실은 조건이 붙는다. 이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에만 오 시장은 자리를 잃는다. 1심 선고 자체로 당장 직을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즉 오늘 나온 것은 사법부의 첫 판단이다. 최종 결론까지는 항소심과 대법원이 남아 있다.
무엇이 유죄로 인정됐나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오 시장은 2020년 12월 명태균씨를 만나 여론조사 전문가로 소개받았다.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의뢰해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21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해 추징을 명령했다.
오 시장 본인은 선고 뒤 “10개의 여론조사 중 5개가 유죄로 인정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사건의 배경
명태균은 누구인가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명태균씨부터 알아야 한다. 그는 여러 정치인의 여론조사와 공천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돼 온 정치 브로커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중심 인물이다.
검찰은 명씨가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봤다. 이 연구소가 이번 사건의 열쇠다.
2021년 보궐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의 시점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당시 오 시장은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공표되지 않은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받은 혐의를 받았다. 보도상 그 횟수는 13차례 등으로 전해졌다.
돈은 오 시장이 직접 낸 게 아니었다. 사업가 김한정씨가 연구소 실무자 강혜경씨 계좌로 약 33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를 공짜로, 또는 제3자가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이 기소의 핵심이다. 정치자금법이 금지하는 방식이다.
왜 지금 판결이 나왔나
‘명태균 게이트’는 여러 갈래로 재판이 진행돼 왔다. 그 판단들이 지금 하나씩 나오는 국면이다.
같은 게이트에서 나온 결론들은 방향이 엇갈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관련 혐의 1심에서 일부 유죄가 나왔다. 반면 김건희 여사는 관련 사건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오 시장 사건은 그 흐름 속에 놓인 또 하나의 1심 판단이다.
Q&A로 짚어보기
Q1. 오늘 선고로 오세훈은 시장직을 잃나
아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다.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때 비로소 시장직을 잃는다. 오늘은 1심 판단일 뿐이다.
Q2. 왜 벌금 1000만원이 그렇게 큰 문제인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1000만원은 그 기준을 훌쩍 넘는다. 그래서 ‘당선무효형’으로 불린다.
Q3. 오세훈은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부인하나
오 시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유죄 판단 자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 증거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Q4. 특검은 왜 징역형을 구형했는데 벌금이 나왔나
특검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형량 결정은 법원의 몫이다.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근거로 벌금형과 추징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실형은 피했지만, 확정 시 직을 잃는 형량이라는 무게는 남았다.
Q5. 앞으로 남은 절차는
항소심과 대법원이 남아 있다. 명씨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가 항소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양측의 시각
유죄 판단을 지지하는 쪽
법원과 검찰, 그리고 여권은 이번 판단을 법과 원칙의 결과로 본다.
재판부는 증거를 검토해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동기를 인정했다. 나아가 2100만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까지 유죄로 봤다. 사법부가 증거에 근거해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선고에 앞서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차원에서 입장을 냈다. “시장직 유지 여부를 배제하고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단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다.
여권은 이번 유죄를 정치 논리가 아니라 사법부의 판단으로 규정한다.
반발하는 쪽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은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시장은 “거짓말쟁이인 명태균의 진술을 증거로 삼아 선고했다”며 “납득할 수 없고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유죄의 핵심 근거가 신빙성이 의심되는 진술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선고 전 법원에 “윤석열 사건과 다르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정치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했다. 정치적 표적 수사의 결과이며 항소심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짚어둘 점이 있다. ‘정치 판결’이라는 규정은 오 시장과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명씨 진술의 신빙성 역시 항소심에서 본격적으로 다퉈질 쟁점으로 남아 있다.
전망: 왜 중요한가
이번 선고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1심 유죄가 나왔지만, 오세훈의 시장직 운명은 대법원에서 결정된다.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항소심이 명태균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유죄의 뼈대가 여기에 걸려 있다.
둘째, 형량이 벌금 100만원 선 위에서 유지되느냐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시장직은 유지된다.
셋째, 대법원까지 가는 시간표다. 최종 확정 시점에 따라 서울시정과 정치 일정이 함께 출렁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5선 서울시장의 자리가 지금 법정의 판단 위에 놓여 있다.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