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장윤기 부실수사 논란 속 보완수사권 폐지 밀어붙이는 여당

여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7월 국회에서 처리하려 한다. 장윤기 사건과 반대 여론이 발목을 잡는다.

#보완수사권#검찰개혁#형사소송법#더불어민주당#한국 정치

한 여고생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검찰에 넘긴 송치 서류에는 “강간 목적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 지점은 끝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지금 국회에서는 바로 그 “추가 수사”를 요구할 검사의 권한을 통째로 없애는 법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장윤기 사건이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인 바로 그 시점에, 여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다.

무슨 일인가

7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7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입법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당 원내 지도부의 한병도 의원은 방향을 못 박았다. “검사는 수사 못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당내에 어떤 이견도 없다”고 했다. 완전 폐지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보완수사권이 뭐길래

보완수사권은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넘긴다(송치). 그 자료만으로 기소 여부를 정하기 어려울 때, 검사가 “이 부분을 더 조사하라”고 경찰에 요구하거나 직접 보완 수사를 하는 권한이다.

이걸 없애면 검사는 경찰이 넘긴 자료만 가지고 재판에 넘길지 말지를 판단해야 한다. 중간에 빠진 조각을 검사가 메울 길이 사라진다.

이 법안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 성격을 띤다.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기소는 검사가 맡도록 완전히 갈라놓는 그림이다. 오는 10월에는 검찰이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개편되고, 수사를 맡을 중수청이 세워지는 구조 개편도 예정돼 있다.

왜 지금 이 사건이 소환됐나

안전장치의 시험대에 오른 장윤기 사건

폐지 반대 측이 전면에 내건 논거가 바로 장윤기 여고생 살해 사건이다.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하필 송치 서류에 남은 “추가 수사 필요” 문구가 도화선이 됐다.

반대 측 논리는 이렇다. 경찰 수사에 구멍이 났을 때, 검사의 보완수사가 그 구멍을 걸러내는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그 장치를 떼어내면 부실수사의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지금 이 사건은 경찰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경찰 특별수사단과 검찰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등 ‘경찰 윗선’ 개입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됐다. 다만 사건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무엇이 어디서 잘못됐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반대가 다수로 나온 여론조사

조선일보가 전한 한 여론조사 결과도 여당엔 부담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반대 55.3%, 찬성 27.4%로 반대가 우세했다. 조사기관과 표본은 상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대가 찬성의 두 배가 넘게 나온 셈이다.

여론은 반대가 다수인데, 여당은 회기 안에 끝내겠다며 액셀을 밟는다.

청와대의 신호

청와대는 결정을 여당에 넘겼다. 폐지 여부는 이미 여당에 맡겨진 사안이며, 어떤 결론이 나오든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서가 하나 붙었다. “조기에 결정해 혼란을 줄이라”는 것이다. 빨리 매듭지으라는 재촉으로 읽힌다.

당내에 다른 목소리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일부 의원은 제한된 범위에서 검사의 보완수사를 남기자는 별도 개정안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원내 지도부는 “이견 없다”며 완전 폐지로 방향을 굳혔다.

Q&A로 짚어보기

Q1.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

검사가 경찰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사라진다. 지금은 경찰이 넘긴 사건에 빈틈이 보이면 검사가 추가 조사를 시킬 수 있다. 폐지되면 검사는 넘겨받은 자료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부족하다고 느껴도 되돌려 보내 채우게 할 통로가 좁아진다.

Q2. 왜 하필 지금 밀어붙이나

10월로 예정된 구조 개편과 맞물린다. 검찰을 공소청으로 바꾸고 중수청을 세우는 큰 그림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마지막 단계다. 여당은 이 흐름을 7월 국회에서 이어가려 한다.

Q3. 장윤기 사건은 이 논쟁과 무슨 상관인가

반대 측은 이 사건을 “보완수사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실례”로 든다. 경찰 수사가 부실했을 때 검사가 걸러낼 수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대로 찬성 측 일부는 “장윤기는 이례적 사건”이라며 일반화에 선을 긋는다. 다만 이 사건 자체는 수사 중이어서, 무엇이 부실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Q4. 여론이 반대인데 강행할 수 있나

법안 처리 자체는 의석 수에 달렸다. 여론조사 수치가 곧바로 표결을 막지는 못한다. 다만 반대가 다수인 상황에서의 강행은 정치적 역풍 부담을 키운다. 청와대가 “혼란을 줄이라”고 한 것도 이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양측의 시각

찬성 측 (여당·검찰개혁 진영)

핵심은 권력 분산이다.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고 본다. 그래서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에, 기소는 검사에게 나눠 맡기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한병도 의원은 “검사는 수사 못한다”는 원칙을 앞세운다. 검사가 수사에 손을 댈수록 견제가 어려워진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들에게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끊어내는 개혁의 완성이다.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쥔 검사야말로 진짜 위험이라는 것이 이들의 경고다.

반대 측 (야당·법조계·한동훈)

반대 진영은 보완수사권을 시민의 안전장치로 규정한다. 경찰 수사의 잘못을 바로잡는 마지막 여과지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은 피해자와 시민의 권리”라며 폐지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여당을 향해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 누구든 나오라”는 것이다.

이들은 장윤기 사건을 대표 사례로 든다. 부실수사를 걸러낼 장치를 없애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반대 55.3%라는 여론까지 등에 업었다.

진보 성향 매체조차 이 사안을 “‘보완수사 폐지 땐 최악 개혁’이라는 우려와 ‘통제 없는 검사가 진짜 위험’이라는 옹호가 맞선다”는 양측 프레임으로 전했다.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는 쟁점이라는 뜻이다.

어느 쪽 주장도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폐지하면 부실수사가 늘어난다”도, “검사 수사권은 반드시 통제돼야 한다”도 각 진영의 전망이자 논거다. 장윤기 사건 역시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전망: 왜 중요한가

관건은 7월 국회 회기다. 여당이 실제로 회기 안에 개정안을 처리할지, 아니면 여론 역풍과 청와대의 “혼란 최소화” 주문 사이에서 속도를 조절할지가 첫 갈림길이다.

장윤기 사건 수사 결과도 변수다. 경찰 부실수사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반대 논거는 힘을 받는다. 반대로 개별 사건의 특수성으로 정리되면 여당의 강행 명분이 유지된다.

10월 구조 개편과의 연결도 지켜볼 대목이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통과되면 공소청과 중수청 체제가 예정대로 굴러갈 발판이 마련된다. 무산되거나 후퇴하면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가 헐거워진다. 반대가 다수인 여론 속에서 강행이냐 속도 조절이냐, 그 선택이 이번 국회의 시험대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6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연합뉴스 與, 형소법 7월국회 처리하나…보완수사권 공청회 열며 입법속도
  2. 조선일보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에도… 與,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강행
  3. 조선일보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55.3%, '찬성' 27.4%
  4. 한겨레 "보완수사 폐지 땐 최악 개혁" "통제없는 검사가 진짜 위험"
  5. 동아일보 한병도 "검사는 수사 못한다…당내 이견 없어"
  6. 경향신문 장윤기 사건, 국수본으로 번지나…검·경 압수수색에 커지는 경찰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