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선관위 투표율 수치, 누군가 손을 댔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던 합동수사본부가 23일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했다. 투표율 통계를 잘못 입력한 뒤 이를 숨기려 수치를 임의로 고친 정황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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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아침, 경기도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수사관들이 들어섰다.

압수수색 영장이 향한 곳은 선거 통계였다.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 곧 몇 명이 투표했는지를 담은 숫자였다. 수사팀은 그 숫자에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을 포착했다고 한다. 공적 선거 데이터에 수사의 칼이 들어간 것이다.

여기서부터 아주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이건 표를 바꿔치기해 당선자를 뒤집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슨 일인가

합수본이 선관위를 덮쳤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23일 오전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본을 이끄는 사람은 김태훈 차장검사다. 6·3 지방선거 관련 사태를 전담 수사하는 조직이다.

이날 수사의 표적은 투표율(투표자수) 통계의 허위 입력과 전산 조작 정황이었다. 합수본은 이 정황을 잡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무엇을 조작했다는 것인가

핵심은 여기다. 오해가 없도록 정확히 짚는다.

발단은 투표용지 부족이다. 6·3 지방선거 때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가 모자랐다. 그 바람에 일부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했다. CCTV와 투표록을 대조한 결과, 투표를 못 한 사람이 최소 9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투표록에 적힌 기록보다 약 2배 많은 규모다.

합수본이 포착한 정황은 그다음이다. 선관위 실무자들이 투표율과 투표자수 통계를 잘못 입력했고, 그 실수를 숨기려고 전산상의 수치를 임의로 고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범법으로 볼 정황이라는 게 수사팀 판단으로 전해졌다.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흔적, 그리고 실무자들끼리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까지 확보됐다.

”상부에 보고하지 말자”

확보된 메신저에는 “상부에 보고하지 말자”는 취지의 대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를 위에 알리지 말고 덮자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합수본이 검토하는 혐의는 공전자기록 위작공무집행방해 등이다. 공전자기록 위작은 공공기관의 전산 기록을 권한 없이 거짓으로 만들거나 고치는 범죄를 말한다. 수사가 과거 선거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한다.

절대 헷갈리면 안 되는 지점

다시 못 박는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은 투표율 통계 데이터의 오입력을 은폐하려 한 흔적이다.

개표 결과나 당락을 조작했다는 뜻이 아니다. ‘부정선거로 당선자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핵심은 실수의 은폐 시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아직 수사 중인 혐의 단계다. 관련자들의 잘못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Q&A로 짚어보기

Q1. 그래서 부정선거로 당선자가 바뀌었다는 건가요?

아니다. 그렇게 읽으면 사실과 다르다.

지금 수사 대상은 투표율과 투표자수라는 통계 숫자다. 이 숫자를 잘못 입력한 뒤 고친 정황이다. 개표한 표를 바꾸거나 당락을 뒤집은 정황이 아니다.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은폐 정황은 은폐 정황대로, 당락 조작이 아니라는 점은 아닌 대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Q2. 그럼 왜 이렇게 큰 문제가 되나요?

실수 자체보다 실수를 숨기려 한 정황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선거 통계를 담당자가 임의로 고치고, 그 사실을 위에 보고조차 하지 말자고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선거 행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문제다. 그래서 검토 혐의도 ‘위작’처럼 무거운 조항이 거론된다.

Q3. 원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아니었나요?

맞다. 시작은 투표용지 부족이었다.

6·3 지방선거 때 용지가 모자라 투표를 못 한 사람이 나왔다. 이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통계 수치를 손댄 정황이 새로 드러난 것이다. 용지 부족이라는 ‘실수’와, 그 실수를 덮으려 한 ‘은폐 정황’은 연결된 두 국면이다.

Q4. 재검표 이야기는 어떻게 됐나요?

별개로 진행돼 온 쟁점이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서울 송파구 투표지를 다시 세는 재검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여당은 즉각 재검표로 투명하게 확인하자는 입장이었다. 다만 재검표를 언제 할지를 놓고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압수수색은 그 재검표와는 다른, 형사 수사 트랙이다.

양측의 시각

엄정 수사를 요구하는 쪽 (야당·비판론)

국민의힘은 이번 정황을 강하게 문제 삼는다. 이를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으로 규정하고,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 범법”이라고 본다.

논리는 이렇다. 실수를 덮으려고 공적 선거 통계를 임의로 조작하고, 상부 보고까지 막으려 한 정황이라면 선거 행정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함께 특검 수사 병행을 요구한다. 선관위 국조특위가 재검표와 기간 연장이 불발된 채 사실상 활동을 마친 만큼, 남은 의혹은 특검으로 넘겨 끝까지 규명하자는 주장이다.

과잉 해석을 경계하는 쪽 (여당·신중론)

더불어민주당은 결이 다르다. 드러난 정황은 어디까지나 투표율 통계 오입력의 은폐 시도이지, 선거 결과 자체를 뒤집은 ‘부정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여당은 그동안 송파구 등의 투표지에 대한 즉각 재검표를 주장해 왔다. 투명하게 다시 세어 검증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재검표 시기를 놓고는 특검 이후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합의가 불발된 상태다. 이쪽의 우려는 분명하다. 통계 은폐 정황을 곧바로 부정선거론으로 확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번 압수수색과 수사에 대한 선관위의 구체적 반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선관위는 앞서 국정조사 과정에서 “검증 범위에 합의하면 선관위 서버도 공개할 수 있다”는 협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어느 쪽 주장도 아직 확정된 결론이 아니다. 수사는 시작 단계이고,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통계 은폐 정황’이라는 사실과 ‘부정선거’라는 해석을 뒤섞지 않는 것이 이 사안을 읽는 열쇠다.

전망: 왜 중요한가

먼저 확보된 증거의 무게를 지켜봐야 한다. 임의 수정 흔적과 메신저 대화가 실제로 무엇을 입증하는지, 누구의 지시와 판단이 있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다.

수사 범위도 관전 포인트다. 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를 넘어 과거 선거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로 확대된다면 파장의 크기가 달라진다.

정치권 셈법도 복잡하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민주당은 재검표를 앞세운다. 국정조사 연장과 특검 도입, 재검표 시기를 놓고 여야가 어떻게 부딪히느냐가 다음 국면을 가른다.

무엇보다 이 사안이 ‘실수의 은폐’라는 실체 안에서 규명될지, 아니면 부정선거론이라는 더 큰 해석으로 번질지가 갈림길이다. 은폐 정황은 축소 없이, 부정선거 프레임은 과장 없이. 그 균형을 지키는 일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6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1. 연합뉴스 [1보] 투표지 합수본, 중앙선관위 압수수색…'투표자수 전산조작' 포착
  2. 서울신문 '투표 통계 조작' 포착 선관위 압수수색…단순과실 넘어 '의도적 범법'
  3. 파이낸셜뉴스 합수본, 중앙선관위 등 압수수색…'선거 통계 조작' 수사 착수(종합)
  4. 헤럴드경제 투표율마저 거짓 입력 정황 포착…합수본, 중앙선관위·경기도선관위 관계자 압수수색
  5. 동아일보 국힘 "선관위 투표율 허위입력 정황…국조 연장, 특검 병행해야"
  6. 경향신문 [단독] 6·3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못한 사람 최소 90명…투표록보다 2배 늘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