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트럼프의 새 정보 수장은 왜 51표에 그쳤나

제이 클레이턴이 51 대 47로 미국 국가정보국장 인준을 통과했다. 한때 그를 무난한 카드로 반겼던 민주당이 등을 돌린 이유를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미국 정치#정보기관#미국 의회

화요일 아침, 미국 상원이 새 정보 수장을 표결에 부치기 직전이었다. 그 자리를 대행으로 지키고 있던 빌 펄트가 소셜미디어 X에 글을 올렸다.

“오늘 아침 다섯 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 해고를 집행 중이다. 몇 주 전과 비교하면 약 30%의 인력 감축이다.”

자기 후임을 뽑는 표결이 열리는 날, 그는 여전히 사람을 자르고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상원은 51 대 47로 후임자를 승인했다.

무슨 일인가

51 대 47로 갈린 표결

미국 상원이 화요일 제이 클레이턴을 차기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인준했다. DNI는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자리다.

표결 결과는 51 대 47. 한 보도는 이를 당파 표결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소속 정당을 따라 그대로 갈렸다는 뜻이다.

클레이턴은 누구인가

클레이턴은 지금까지 뉴욕 남부지검 연방검사장을 맡아왔다. 미국에서 가장 굵직한 사건들이 몰리는 검찰청이다.

그는 그곳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눈 마약 밀매 사건 등 여러 유명 사건을 지휘했다. 검사 이전에는 증권 규제 당국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트럼프의 한 줄

인준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짧게 적었다. “제이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국장으로서 훌륭하게 해낼 것이다.”

클레이턴이 앉을 자리는 지난달 물러난 툴시 개버드 전 국장의 것이었다. 그 사이를 메운 사람이 앞서 등장한 펄트다.

이 사건의 배경

대행 한 사람이 만든 소동

펄트는 원래 정보기관 사람이 아니다. 연방 주택 규제 당국자다. 6월 초 그가 DNI 대행으로 앉자 우려가 터져 나왔다. 그것도 민주당만이 아니라 양당 모두에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트럼프 충성파인 그가 주택 규제라는 전혀 다른 직책을 이용해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 여러 명을 기소 가능성이 있다며 회부했다는 점. 그리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직접 지휘했다는 점이다.

정보 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이 미국 정보기관 전체의 꼭대기에 앉은 셈이었다.

그래서 클레이턴이 나왔다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는 곧바로 후임 지명자로 클레이턴을 발표했다. 상원의원들도 인준을 서두르려 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민주당도 처음에는 그를 반겼다. 펄트에 비하면 훨씬 관례적인, 무난한 지명자라는 평가였다.

취소된 6월 17일

그런데 6월 17일로 잡혀 있던 클레이턴의 첫 상원 정보위원회 출석이 무산됐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정보기관을 감독하고 그 수장 후보를 검증하는 위원회다.

취소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의원들이 해외정보감시법(FISA)의 효력을 소멸시켰다며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진짜 뇌관, FISA 702조

이번 인준 뒤에는 법 조항 하나가 깔려 있다. FISA 702조다.

이 조항은 미국 정부가 해외에 있는 외국인이 관련된 통신을 개별 영장 없이 수집할 수 있게 해준다. 트럼프는 이 조항의 장기 재승인을 밀어붙여 왔다. 한 보도는 이번 사안을 대테러 도구의 향방이 걸린 문제로 다뤘다.

클레이턴의 인준이 멈춰 선 의회 협상을 되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청문회에서 나온 한마디

이달 초 인준 청문회에서 기류가 달라졌다. 클레이턴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이겼는지를 거듭 질문받았다.

그는 바이든이 승자로 “인증됐다”고 답했다. 그리고 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대선 결과 부정론자가 아닙니다.”

Q&A로 짚어보기

Q1. DNI가 정확히 뭘 하는 자리인가

국가정보국장은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개별 기관 하나를 운영하는 자리가 아니라, 흩어진 정보 조직들을 위에서 묶는 자리다. 그만큼 대통령과의 거리도 가깝다.

Q2. FISA 702조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핵심은 영장 없이 수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해외에 있는 외국인이 얽힌 통신을 개별 영장 절차 없이 모을 수 있게 해주는 조항이다.

찬성 쪽은 이를 테러를 막는 필수 도구로 본다. 그래서 트럼프도 장기 재승인을 요구해왔다. 반대로 이 권한의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오래된 논쟁거리다.

Q3. 민주당은 왜 환영했다가 등을 돌렸나

처음에는 클레이턴이 펄트보다 훨씬 관례적인 카드로 받아들여졌다. 기류가 바뀐 지점은 이달 초 인준 청문회로 보인다.

민주당 인사들이 내세운 문제는 자격과 독립성이다. 정치적 압력 앞에서 버틸 수 있느냐는 의문을 청문회 이후에도 거두지 않았다.

Q4. 인준이 끝났으니 FISA 협상도 풀리나

공화당 지도부는 그렇게 기대한다. 반면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FISA 재승인에 즉각적인 시간 압박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양쪽의 시계가 아직 다르다.

양측의 시각

공화당·트럼프 쪽

트럼프 대통령은 클레이턴을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인물로 평가하며 훌륭히 해낼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쪽의 더 날 선 메시지는 FISA에 쏠려 있다. 톰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공화당, 아칸소)의 대변인은 이렇게 밝혔다. “민주당은 새 DNI가 인준될 때까지 초당적 FISA 법안 처리를 거부해왔다. 이제 제이 클레이턴이 인준됐으니, 국가안보를 가지고 정치하는 일을 멈출 때다.”

존 슌 상원 다수당 대표(공화당)도 월요일에 같은 방향으로 말했다. 클레이턴의 임명이 동료 의원들로 하여금 해외정보감시법 재승인 저지를 멈추도록 이끌기 바란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쪽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민주당)은 청문회 뒤 성명에서, 클레이턴이 정치적 압력에 맞설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안고” 청문회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 우려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보 공동체는 최근 몇 달간 받아온 것보다 더 안정적인 리더십을 받을 자격이 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의 표현은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클레이턴을 두고 막대한 국가안보 영향을 갖는 자리에 “경험도 자격도 없는 지명자”라고 했다.

두 평가 모두 발언자의 판단이다. 뛰어나다는 쪽도, 자격이 없다는 쪽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는 뜻이다.

전망: 왜 중요한가

앞으로 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FISA 702조 협상이 실제로 풀리는지다. 공화당은 인준이 걸림돌을 치웠다고 본다. 워너 부위원장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말이 아니라 표결로 확인될 문제다.

둘째, 클레이턴이 정치적 압력과 어떻게 거리를 두는지다. 민주당이 제기한 의문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검찰 지휘 경험이 정보기관 총괄로 어떻게 이어질지도 함께 드러날 것이다.

셋째, 정보기관 인사가 이렇게 짧은 주기로 흔들린 흔적이다. 개버드가 떠나고, 주택 규제 당국자가 대행으로 앉았다가, 다시 검사 출신이 51표로 들어왔다.

불과 두 달 사이에 미국 정보기관의 꼭대기에 세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 자리가 안정을 되찾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 참고 소스

이 기사는 아래 2개 보도를 교차 확인해 종합했습니다. 국제정세 기사는 해외 언론만 참고합니다.

  1. BBC World Trump's new spy chief confirmed by US Senate
  2. Fox News Politics Dems reject Trump's top spy pick after demanding replacement, leaving counter-terror tool in air